양심적인 정보공개의 당위성…이경호기자
2000-03-20 한국섬유신문
IMF를 계기로 국내외 자본유치를 비롯한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위한 IR(Investor Relations)과 같은 정보공개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에 공개 상장된 회사들에게는 이같은 對고객및
투자자와 주주를 위한 -극비를 제외한 - 정보공개의
당위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패션사들을 중심으로 본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상장사의 분포에서도 과거 섬유,피혁,제화,의류 등 강세
업종들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거나 주가가 크게 하락하
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장된 기업은 물론이고
중소업체들도 정확한 자료의 공개를 꺼리는 것이 사실
이다.
각 매체별로 공표된 매출액과 관련한 잡음이 가장 민감
한 부분.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하냐 아니면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경쟁브랜드와의 큰 차이를 감
내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니 상대방의 자료에 대한 신
뢰성과 타당성까지 의심해 들고있다. 과거에는 서로가
매출액을 일정한 비율의 거품을 만들어 냈지만 최근 들
어서는 최고 100%이상까지 버블화 시켜버린 예도 있
다.
결국 모든 공표자료는 각 업체의 신용과 양심에서 나오
기 마련이다. 점별효율이 급상승하고 소비자 인지도가
늘었다고 말하지만 과도한 어음남발과 결제 지연으로
협력업체의 원성을 사고 있는 기업에게 무슨 신뢰감이
들겠는가.
문제의 핵심은 대부분 패션업체들의 선택적 패쇄성에
기인한다. 대부분 중소업체의 경우 일인 사업자에 의한
경영이다보니 일인 지배체제가 확고한 것이 주지적인
사실이다. 모든 정보와 자료는 대표를 비롯한 소수만이
알고 있고 사원들에게까지 숨기는 현실에서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정보의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것은 지극히 당
연하지 않은가?
자사의 영업에 치명타를 가하거나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보라면 분명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
다. 청와대가 개방되었고 홈페이지를 통해 국정을 홍보
하고 있다. 무시무시하던 국가정보원(舊안기부)도 정보
의 공개와 제공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이제는 단순한 소비자만을 위한 정보공개가 문제가 아
니다.소비자 주권시대도 제대로 경험치 못한 우리 패션
업계에 이제는 투자자 주권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
이다. 앞으로는 모든 잠재적 소비자와 투자자를 위한
정보공개와 제공이 단순한 회사매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