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까지 90초 남았다…‘핵·기후변화·AI’가 인류 위협

미 핵과학자회 지구종말시계 발표

2025-01-25     민은주 기자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90초에 불과하다. 미국 핵과학자회(BSA)는 지구가 멸망하기까지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종말 시계(Doomsday Clock)’를 작년과 동일하게 자정 가까이에 설정했다. 2020년부터 100초 전으로 유지되던 지구종말 시계 초침은 지난해 90초로 당겨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핵 사용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미국
BSA는 올해 시계를 설정한 근거로 핵 위협, 기후 변화, 인공지능(AI)과 새로운 생명 공학을 포함한 파괴적인 기술 등을 제시하며 초침 위치가 동일한 것이 세계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BSA 레이첼 브론슨 회장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핵보유국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현했다. 또한 “2023년 세계는 기록적으로 가장 더운 해를 겪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계속 증가하면서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며 기후변화를 멸망의 주요 위협요소로 꼽았다.  한편, 194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1947년부터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왔다.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 종말 2분 전까지 임박했다가, 미소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 17분 전으로 가장 늦춰졌다. 이후 핵무기가 사라지지 않고 기후 변화와 신종 코로나19 등 위협이 이어지면서 2019년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2020년에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자정 전 100초로 이동했고 지난해 90초 전까지 앞당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