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 (67) 다운프루프 가공이라는 것은 없다
‘다운프루프(Down-proof)’를 위한 가공은 있다. 하지만 ‘다운프루프 가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proof 라고 하면 뭔가 새지 않도록 막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 Water, Wind, 심지어 Mite 가 들어가기도 한다. 만약 자동차에 ‘Death’ 가 들어가면 죽음을 막는다는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Down-proof는 새의 솜털인 다운이 원단을 통해 새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이는 방수와 달리 극히 까다로운 밀폐 가공이다. 어떤 것은 막되 다른 어떤 것은 통과시켜야 하는 델리키트한 일종의 필터링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은 바로 공기이다. 즉, 투습방수 원단처럼 방수가 확실하게 되면서도 습기는 통과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인 것이다.
투습방수의 기본은 간단하다. 액체인 물과 기체인 물의 분자군은 크기가 다르다. 따라서 액체보다는 작되 기체인 물보다는 더 큰 미세한 구멍을 설계하면 된다.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 해당하는 그런 적당한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생기도록 멤브레인(membrane)을 만든 사람이 고어(Gore)이고 그가 설립한 회사가 고어텍스이다. 고어텍스의 투습방수는 간단하다. 그런 조건에 따라 설계된 막 즉, 필름을 원단에 접착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원단에 적용 가능하다. 니트 원단도 투습방수 기능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밀도는 한계에 가깝게 가능한 최대로 설계해야 한다. 경사와 위사의 굵기나 밀도 차이가 커도 안 된다. 대부분의 직물은 경사밀도가 위사보다 두배 이상 높다. 제직료를 절감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면 40수로 설계한다면 밀도가 최소한 230t, 120x110이 되어야 한다. 만약 60수라면 280t, 140x140은 되어야 기본적으로 다운프루프가 가능하다.
280t는 되고 300t는 안 되는 사례
폴리에스터 50d라면 경위사 합이 300t은 되어야 한다. 나일론 20d는 430t는 되어야 자격이 된다.
번수와 밀도가 선형적으로 비례하지 않음을 주의해야 한다. 즉, 20d는 50d보다 두 배 이상 가늘기 때문에 밀도가 600t 이상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실의 굵기와 공간을 차지하는 넓이가 정비례 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광택을 지독하게 원치 않는다면 냉Cire 라고 하여 압력을 그대로 하고 온도만 낮춰 하는 Cire 가공을 하면 된다. 물론 원래보다 밀폐 기능이 떨어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다운프르푸를 위한 가공은 이처럼 까다롭다. 따라서 보증하는 원단 공장은 아무도 없다. 100% 물리적인 작업이므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다운프루푸 원단이라고만 한다. 테스트하는 랩(Lab)도 희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