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자라’ 친환경코튼, 브라질 불법 벌채와 인권 침해로 얼룩져
브라질의 대규모 불법 산림 벌채, 인권 침해, 토지강탈과 연관
2025-04-12 민은주 기자
H&M과 자라가 사용하는 베터 코튼 인증 친환경 면화가 브라질의 대규모 불법 산림 벌채, 인권 침해, 토지강탈과 연관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영리 탐사단체 어스사이트는 지난 11일 ‘패션범죄(Fashion Crimes)’ 보고서를 통해 H&M과 자라가 사용하는 면화가 브라질 세하도(Cerrado) 지역의 대규모 삼림 벌채, 토지 약탈, 인권 침해 및 폭력적인 토지 분쟁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지속가능이니셔티브 ‘베터 코튼(Better Cotton)’이 세하도 산림과 토지를 약탈하는 거대농업기업이 재배한 면화에 친환경 승인을 부여해왔다는 주장이다.
브라질은 현재 세계 2위의 면화 수출국이며 203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 동안 브라질의 면화 수출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거의 모든 목화는 세하도에서 재배된다. 브라질의 4분의 1에 달하는 이 지역의 절반 이상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대규모 농업을 위해 개간되었고 지난해 이곳의 삼림 벌채는 43%나 급증했다.
어스사이트는 지난 1년 동안 수천 건의 배송 기록을 조사한 결과 H&M과 자라는 브라질 최대 면화 생산업체인 SLC아그리콜라와 호리타그룹이 재배한 면화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하도 서부 바이아(Bahia)에만 4만 4000ha의 면화 농장(6만 개 이상의 축구 경기장에 해당)을 보유한 SLC와 최소 14만ha의 농지를 운영하는 호리타는 지역사회를 황폐화시키는 수출 지향 농업 기업의 전형이다. 연구에 의하면 지난 25년 동안 부패, 폭력 및 정부 방치로 인해 세하도는 지속 불가능하고 폭력적인 농업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했고 2020년 세하도 삼림 벌채의 99%는 불법이었다.
선적 기록에 따르면 SLC와 호리타는 2014년부터 2023년 사이에 최소 81만 6000톤의 면화를 수출했고 이들의 주요 구매자인 아시아 의류 제조업체들은 자라와 H&M 등에 연간 약 2억 5천만 품목의 의류 및 가정용품을 공급해왔다. H&M과 자라는 베터 코튼 친환경 인증 코튼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회사다. 문제는 브라질의 환경 파괴와 인권 유린에 관련된 면화에 모두 베터 코튼 라벨이 붙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브라질은 전 세계 베터 코튼 라이센스 섬유의 42%를 생산하며, 전국면화생산자협회(ABRAPA)가 인증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심각한 이해 상충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H&M과 인디텍스은 모두 “섬유산업의 부적절한 관행에 대한 정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H&M은 “베터 코튼 측이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했으며, 인디텍스는 “현장 파트너인 ABRAPA와 협력하여 조사에 착수한 베터 코튼과 이 내용을 공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