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업계, 재기다진다
2000-03-15 한국섬유신문
모방업계가 올해 웅비의 나래를 활짝 펼수 있을까.
대형모방업체들의 잇단 부도와 구조조정으로 어느때보
다 위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방업체들이 올해 전
열을 가다듬고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아직 경기상승기류가 체감되고 있지않은 상황에서 조심
스런 행보를 옮기고 있는 모방업계는 무엇보다 내수시
장의 깊은 불황의 골짜기를 넘을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또 수출환경이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된 가운데 전년과
같은 성과를 올릴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내모방산업은 소모방 55만추, 방모방 17만추 총 72만
추로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6위의 설비를 갖추
고 있지만 좁은 내수시장, 저가수출등으로 출혈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들어 모직물수입은 줄어들었지만 국내모직물업체들
은 여전히 이태리등 선진국과 후발개도국 사이에서 저
가 출혈수출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부터 확실시되고 있는 미국경제의 냉각기류도 업체
들을 더욱 과당경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얼마전 방한한 미국의 빅바이어 M사 관계자는 국내모
직물업체들을 불러놓고 가격경쟁을 시키면서도 이러한
출혈경쟁이 한국모직물산업을 병들게 할것이라는데 의
견을 같이했다.
결국 동종업계끼리 싸우며 흘린 혈세가 외국바이어들의
이득으로만 돌아가는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모직물업계를 공멸시킨다는 사실을 바
이어당사자도 인정하는 바이니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있겠는가.
이미 몇 년전부터 불거져나온 문제점속에서도 여전히
대다수의 모직물업체들이 2합60수 트로피칼등 베이직소
재를 중심으로 과당수출경쟁을 반복하고 있는게 현실이
다.
이러한 출혈경쟁은 해외바이어들이 우리나라를 이태리
나 프랑스수준은 아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품질력과 감
각을 갖춘 잠재력 지닌 나라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서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이미 제일모직과 일화모직, 경남모직, 도남모방등은 야
드당 15불대, 20불대의 비교적 고가모제품을 미국과 홍
콩등지에 수출, 고부가가치 수출확대의 가능성을 높여
준바있다.
특히 제일모직의 경우는 1PP양모를 가공하여 130수의
화인얀을 생산, 염가공하여 1PP직물을 이미 90년대초부
터 생산했다는 것은 한국모방역사에 또다른 족적을 남
긴 기술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업체들의 배가된 능력을 개발시켜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우선시돼야 할것이다.
이를위해 일관생산을 통한 각사별 전문화 부족, 독창적
인 디자인개발력의 부진, 전문인력누수현상등 고질적인
현안을 근본적으로 제고시켜나가는 대책이 병행돼야 함
을 물론이다.
해외 바이어들이 인정하는 한국 모방산업의 잠재력이
업체들의 구체적인 노력속에서 올해 한껏 꽃을 피워보
기를 기대해본다.
<김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