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고 멋스런“머플러”나“스카프”…조능식
2000-03-10 한국섬유신문
▼지난 겨울은 몹시 춥겠다던 예상이 빗나가 그런대로
지낼만 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머플러(MUFFLER)의
신세를 톡톡이 졌다.
사람이 추위를 제일 먼저 많이 타는 곳은 바로 <목>이
라 했지만 추위때문만 아니라 원래 목도리하기를 좋아
해서 여러장 가지고 있는 터인데 지난 겨울에는 <겨울
독감>에다 무어다 무어다해서 병원에 입원까지 하고난
다음부터는 「멋의 목도리」보다는 따스한 「실용적 목
도리」로써 소중함과 고마움이 더했었다.
▲ 머플러─라고하면 방한용의 <울> 제품으로 돼있지
만 이 말의 사촌격인 「스카프=SUKAFU」는 <실크>
제품으로 네모난 여성용 목도리로 일컫는 수가 보통이
다.
머플러의 기원은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여성들이
손수건(행커치프) 같은 것으로 얼굴의 아랫쪽을 가리는
풍습이 유행했었다.
이것을 가리켜 「싸고 가리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머플러」라 부르게 된 것.
라틴語의 「머플러」는 이상한데로 불똥이 뛰고 있다.
─즉 전투복(戰鬪服)으로서의 얼룩무늬(미채복=迷彩服)
를 말할때 「카무플라즈=CAMOUFLAGE」라는 단어
를 쓰는데 그 속의 「MOUFL」은 이 머플러에서 파생
됐다.
▲이야기를 다시 돌펴 <머플러>의 시작은 「얼굴 아랫
쪽을 가린다」는 뜻이었기 때문에 영국에서 당초엔
「징·크로크=CHIN CLOAK(볼싸개)」 등으로도 불렸
다.
그랬던 것이 유행에서 차츰 멀어지면서 갈 곳을 잃곤
목쪽으로 내려오게 된것이다.
그 결 과 「목도리」 ─혹은 「어깨에 걸치는 것」으로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머플러의 사촌쫌 되는 말에 「머프
=MUFF」가 있다.
이 머프란 당초에는 남성용의 액세서리였었고 프랑스
혁명까지는 남녀가 같이 썼는데 뒤에 가선 여성전용이
됐다.
이것은 또한 양쪽 손을 앞으로 모아 <보온용>으로 쓰
기 위해 모피(毛皮)로 만든 「원통형(圓筒形)」의 커버
를 일컫는 것이기도 했는데 15세기말 이탈리아에서 유
행되곤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당시사회가 불결했던 관계로
그 <커버>에는 「이」가 들끓어 소위 「이의 소굴(
?)」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머프의 어의는 머플러와 같이 「가리고 싼다」라는
뜻.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에선 「머플러」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스카프」라고 한다. 특히 미국에서 「머플러」
라고 하면 자동차 「소음기(消音器)」의 뜻이 된다.
▲여기서 간단히 「스카프」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특히 영국에선 「에리자베스1세(在位1558~1603년)」시
대 여성들 간에 유행됐던 것으로 기록에 의하면 목이나
어깨에 두른다고 해서 <방한용>이라기보다는 장식성
(裝飾性)이 강했다는 것이다.
소재(素材)는 <실크>로 일반대중에게 널리 퍼진 것은
프랑스혁명(1789년) 이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