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2025 크루즈 컬렉션 ‘런던’에서 담아낸 도시와 문화의 이분법
인간과 자연·서정성과 미니멀함 등 이중성 표현
2025-05-22 김하윤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영국 런던의 현대 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의 패션쇼를 통해 구찌 2025 크루즈 컬렉션을 공개했다.
하우스의 역사가 시작된 곳인 런던에서 개최된 이번 패션쇼는 이 도시와 하우스의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담은 새로운 스토리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이번 패션쇼에서 사바토 데 사르노는 그가 런던에서 경험한 다양한 장소와 사람, 이를 통해 얻은 창의성 같은 개인적인 것에 구찌의 유산을 더해 구찌와 런던의 특별한 연결고리를 조명했다. 옷을 통해 표현되는 도시와 문화, 다양한 영감을 이분법(Dichotomies)이라는 상징적인 대조로선보였다.
패션쇼가 공개된 테이트 모던의 건축미는 건물 그 자체로 현대성을 상징하며, 예술을 위한 토대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패션쇼는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공간인 더 탱크스(The Tanks) 안에서 펼쳐졌으며, 그 안에 연출된 밝은 조명과 그린 빛 파노라마는 시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사바토 데 사르노는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서정성과 미니멀함과 같은 이중성을 포용하고, 런던의 두 가지 측면과 인생의 양면성을 동시에 그려내고자 했다.
이번 구찌 2025 크루즈 컬렉션에서는 자수, 테일러링, 가죽 세공 등을 바탕으로 엄격함과 화려함, 섬세함 속에 담긴 강인함, 영국적인 것에 담긴 이탈리안 정신을 잘 보여주는 다양한 레디-투-웨어와 새로운 실루엣의 핸드백, 슈즈 및 액세서리들이 공개됐다. 먼저 사바토 데 사르노는 70년대 초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영감받은 구찌 블론디 핸드백을 재해석해 선보였는데, 이는 레더와 스웨이드 또는 투왈(Toile) 소재의 조화 및 상징적인 GG 모노그램 캔버스 소재의 다양한 사이즈로 만나볼 수 있었다.
레디-투-웨어에서는 테크니컬 개버딘 소재로 정밀하게 재단된 다양한 실루엣의 코트가 눈에 띄었고, 이는 다시 캐모마일 플로라 모티브를 담은 스타일로도 등장했다. 플로라 모티브는 3D 레이저-커팅 오간자와 시퀸으로 수작업해 스커트나 슬립 드레스에 적용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워크웨어와 스트리트 스타일, 살롱 스타일이 융합된 의상들이 등장했으며, 고급스러운 소재에 색다른 무드가 더해져 강렬하게 재탄생했다. 영국적인 스타일의 상징인 타탄, 테일러링과 같은 요소와 구찌 엠블럼은 현대적으로 재해석 됐는데, 섬세한 비즈 프린지 자수로 제작한 그래픽적인 쉐입의 타탄체크가 적용된 코트와, 스커트, 드레스 등이 등장했다.
다양한 스타일의 발레리나 플랫 슈즈 또한 등장했는데, 하우스와 승마 세계의 관계에 경의를 표하는 홀스빗 모티브를 담은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아울러 하우스 아카이브 중 하나인 랍스터-클래스프(Lobster-clasp)를 우아한 진주 네크리스로 재해석하는 등 하우스의 코드가 반영된 다양한 스타일의 진주 네크리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