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컨버터업계, 부도기업 오히려 선호

1999-06-10     한국섬유신문
「부도난 기업이 오히려 안전하다」 최근 텍스타일컨버터업계에서는 정상기업보다 부도난 어패럴업체와의 거래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나산, 서광등 굵직굵직한 대형사들이 부도난후 속속 화 의 개시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는등 회생가능성이 높아 지면서 부도난 대기업들과의 거래가 정상기업들보다 오 히려 안정적이라는 여론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특히 재기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나산과 서광 은 워낙 볼륨브랜드였던 만큼 웬만한 텍스타일컨버터업 계는 채권채무관계로 얽혀있거나 기거래선이었기 때문 에 다시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화의개시가 결정된 나산실업(대표 김용환)은 영캐릭터 캐주얼 「예스비」와 30대 캐리어우먼정장 「보뜨르 농」 골프웨어 「아우다체」등 캐릭터라인을 전개하고 있어 무엇보다 소량다품종생산의 컨버터업체와의 공조 가 필요하고 서광역시 여성캐릭터브랜드 「까뜨리네 트」남성정장브랜드 「보스렌자」등이 컨버터거래가 많 았던 만큼 기거래선들과의 협력이 요망되고 있다. 텍스타일컨버터업체가 무엇보다 부도난 기업들과의 거 래를 선호하는 배경은 부도난 기업들이 정상기업들보다 오히려 거래조건이 낫기 때문. IMF다 경기불황이다하여 정상기업들의 어음여신이 기 존 3개월에서 5∼6개월로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있는 반 면 부도난 기업들은 채권채무가 동결된 가운데 은행관 리하에 적은 금액이나마 현금결제해주거나 받은 어음을 할인해주는등 결제에 성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번 부도난 기업이니만큼 근간 다시 부도날 염려 가 없어 과도한 물량을 장기거래하는 것만 아니면 오 히려 정상기업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탓이다. 이에 대해 「논노」의 예를 들며 부도난 기업들과의 거 래재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으나 거래 조건만 맞으면 부도난 업체들과 거래 못할 것도 없다는 게 대부분 업체들의 시각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뢰밭같은 내수업체들과 피를 말리면 서 거래하느니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안전한 거래처를 찾겠다는 업체들의 생존투쟁과 맞물리면서 더욱 확산되 고 있다. <김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