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세계, 분당서 할인점 격돌
1999-06-08 한국섬유신문
삼성물산 유통사업부와 신세계가 분당상권서 할인점 마켓셰
어 확보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유통사업부 진출을 본격화함으로써 대두
됐던 남매기업끼리 유통시장 나눠먹기식 경쟁에 대한 부정적
인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경쟁을 자제해 오던 두 기
업이 올들어 할인점사업이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당상권
수성을 두고 드디어 직접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5월초 고급지향형에서 지역밀착형으로
대대적인 매장 개편을 단행하면서 지하식품관을 자사의 할인
점인 홈플러스형으로 바꿨다.
동시에 영업시간을 이마트와 같이 밤 10시까지로 늘리고, 날
마다 전략상품을 정해 파격적인 헐값에 서비스하는 등 공격
적인 판촉에 나선 결과 식품부문의 하루평균 매출이 전달보
다 40% 이상 신장하는 평균 2억원대 매출력을 유지하게 됐
다.
결국 최저가격 보상제, 101가지 서비스 등으로 뉴코아의 킴
스클럽을 제치고 이 지역 할인점 상권을 장악한 신세계 이마
트측이 계열사란 불문율을 깨고 즉각 반격에 나섬으로써 남
매기업간 상권지키기 경쟁이 치열한 국면으로 치닫기 시작했
다.
같은 제품을 다른 매장보다 비싸게 받은 사실을 입증하는 고
객에겐 제품값의 두배를 보상해주는 「최저가격 2배 보상제
」를 도입하는가 하면, 유통기한 규제가 없는 공산품에도 선
도관리제를 실시해 입점일로부터 6주가 지난 제품은 진열대
에서 철수시키거나 30-50%의 헐값에 내놓았다.
이와관련 신세계 한 관계자는 『삼성플라자의 공격적인 마케
팅 덕분에 서울 강남권의 소비자까지 대거 몰려와 매출이 덩
달아 오르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어
차피 같은 상권 안에서 영업을 하게 된 만큼 경쟁은 불가피
하다』고 강조해 향후 직접경쟁 강도를 높여갈 방침임을 시
사했다.
이마트의 이같은 입장표명에 대해 삼성플라자쪽도 『소비자
들의 요구에 맞춘 실속형 개편이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
최고급, 고품격 백화점을 표방하던 삼성 특유의 자존심을 포
기한 만큼 실매출 신장효과가 큰 실리위주의 사업전개에 더
욱 적극성을 띨 계획』이라고 대응, 두 기업간의 전면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노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