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없는 땡장사 골병만…노주원기자
1999-06-08 한국섬유신문
한때 부담스런 재고상품의 소진효과가 컸던 일명 땡장사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더 이상 땡장사로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측면은 없다는 지
적인 땡장사 경기가 바닥세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제 땡장사는 이익없이 골병만 들 뿐이다』라는 극언이
더 이상 극언이 아닌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잇속은 누가 챙겨간다는 불만이 나돌 때
만도 이익을 챙기는 대상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 몸만 고될 뿐 누구도 땡장사로 한 몫 챙
겼다는 사람이 없다.
다만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저가 하급상품과 유사상품만이 다
시 고개를 들어 기껏 재래시장과 분리해 놓은 브랜드 유통시
장만 흐트려지고 있을 뿐이다.
백화점측은 여전히 땡장사 꺼리가 풍부하다. 정상가 매출이
계속적인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올가을 브랜드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만도 적잖아 상호 이익관계에 의해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땡장사 기획이유는 분명한 듯하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만 그럴 뿐이다. 이미 대부분의 브랜드
사들이 자사 상설매장을 갖추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을 솔깃하
게 유혹할 만한 브랜드인 경우 정상판매율이 50-60%, 거기
다 팔릴만한 상품은 상설매장에서 대부분 소진되고 있기 때
문에 결국 백화점 매장에 갖출 수 있는 제품이란건 컬러가
촌스럽게 튀는 B급 아이템이거나 사이즈가 없어 손댈 수 없
는 전시상품이 대부분이다.
더 기막힌 일은 직사입으로 땡장사를 한 백화점의 경우, 혹
은 브랜드사측에 행사업자들이 나서 더 이상 고를만한 물건
도 없는, 천조각에 지나지 않는 제품을 도심 「떳다 방」으
로 유통, 골목골목마다 균일가 행사를 고지하는 지저분한 벽
보만 늘려놓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백화점은 결국 손해볼 일이 없다. 물론 평당 일매출이 기대
만큼 달성되지 않아 몸만 고되기는 백화점도 비슷할테지만
백화점은 언제나 중간자 입장에서 제 잇속은 분명하게 챙기
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주요 백화점들이 앞다퉈 행사매장을 확대 편성한다
든가, 백화점을 할인점으로 리모델하는 계획안을 적극 검토
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는 백화점도 땡처리를 주도하는 정보통의 중간
딜러상으로 나서 판매가 아닌 중간 유통상의 마진율을 드러
내놓고 챙기려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결국 땡장사를 더욱 실속없게 하는데다 멋
모르고 쫓아가는 행사업자, 소비자들만 이익없이 몸만 고되
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