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글로벌 패션포럼 “사고의 그라데이션, 유연함으로 승부하라”
2024글로벌 패션포럼 ‘The-K, Hybrid Creators’ 지속가능한 K-패션 미래 위한 ‘고정관념 타파, 마이크로 세그먼트 전략’
“사고의 그라데이션, 유연함으로 발상의 전환을!”
한국패션산업협회(회장 성래은)가 23일 개최한 ‘2024글로벌 패션 포럼 ‘The-K, Hybrid Creators’에서 지속 가능한 K-패션의 미래를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고의 전환, 정확한 코어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단점을 성공요소로 전환해 최단기간 1조 매출을 달성한 더 현대 서울의 정지영 대표이사 사장은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개점할 당시, 오피스 상권이라 주말의 공동화 및 비효율적 공간 등 상업시설로 부적절하다는 편견을 깨고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성공했다”며 단점을 최대의 장점으로 전환한 사례를 밝혔다.
오히려 주말에 교통체증 및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비효율적인 공간들은 기존 백화점이 보여줄 수 없는 최적의 공간으로 전환해 4000만이 찾아오도록 만든 성공 신화를 예로 들었다. 또 경쟁상대는 기존의 백화점이 아니라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일 정도로 고객의 행복한 미래 공간에 초점을 뒀음을 강조했다.
부산의 범일동 현대백화점 역시 공실률 30%, 24개 점 중 최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난조속에서 엔터와 가성비, 프리미엄과 로컬의 융합 등 상권의 특성에 부합한 ‘커넥트 현대’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정지영 사장은 향후 유통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첫째, 업태 간 융합모델 창출, 둘째, 10인10색의 욕구를 충족하고 경험과 재미를 부여할 것, 셋째, 트래픽 증대에 목표를 두고 매력적 플랫폼 제공 및 고객의 자발적 홍보를 유도하고 넷째, 상품판매보다 고객이 행복한 일상의 장으로, 다섯째, 오프라인은 곧 온라인이라는 사고, 여섯째,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조언했다. 그 외 기후변화의 대응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더 현대 서울과 현대 커넥트는 함께 위기극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성공의 키워드를 찾아냈다”면서 단점을 장점화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글로벌 포럼에서 큰 주목을 받은 김난도 교수는 2025년 트렌드 중 ‘옴니보어’, ‘아보하’ ‘무해력’, ‘그라데이션 K’, ‘원포인트 업’을 패션계가 인지해야 할 긴밀한 요소로 언급했다.
옴니보어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고객으로 자신만의 소비성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연령과 성의 전형성이 무너지고 백화점 조닝 역시 남성복, 여성복을 나누는 식이 아니라 컨템포러리 존 등 유형으로 나눠 지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옴니보어는 마케팅의 기본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세그먼트의 균질을 탈피한 만큼, 연령이나 성별이 아닌 코어타겟을 찾아야 하고 탐색과 추론이 필요한 ‘마이크로 세그먼트 공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줄인말 ‘아보하’는 과시적 행복 욕구에 피곤을 느끼고 무탈하고 평범한 일상을 중요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뜨개질 책이 많이 팔리고 책을 필사한다든지 하는 일상과 오늘의 작은 행운에 만족하는 고객의 긍정적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한다. 이에 따라 귀엽고 작고 순수하고 서툰 콘텐츠에도 만족하는 ‘무해력’이 또 다른 트렌드 요소가 된다. 무해력은 우리에게 해를 주는 것이 많은 시대를 살아가는 일명 ‘긁힘 세대’가 갖는 불안함속에서 무해함이야 말로 생존의 비결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한다.
김난도 교수가 이번 포럼에서 가장 강조한 사항은 ‘그라데이션 K’이다.
인종이나 문화, 브랜드 등 모든 요소에 단일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다양성이 스며드는 그라데이션 K를 인정하고 ‘한국적’인 것에 갇힌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글로벌마켓에서 승부할 수 있음을 예견했다.
‘2024글로벌 패션포럼은 한국패션산업협회 성래은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의 더 현대 미래비전의 기조 강연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2025키워드로 살펴 본 K-패션의 지향점’ 특별강연, 유정현 대신 증권 기업리서치부 팀장의 ‘K-패션 글로벌 도약 가능성’에 대한 특별강연으로 이어졌다.
또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박주원 시몬느 패션 컴퍼니 대표, 유진성, 박지우 모노타입서비스 공동 대표는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검증되고 있는 K-패션 브랜드 경쟁력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추구해야 하는 브랜드 지향성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한편, 성래은 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영감과 통찰, 지혜를 모아 K-패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개회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