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패션쇼 역사상 최장수를 기록하고 있는 제35회 대구컬렉션이 7개 브랜드사의 단독 및 연합쇼, 초청디자이너 쇼까지 총 6회의 런웨이를 이틀간의 일정으로 마무리 지으며 대구패션산업 발전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지난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간 개최된 ‘2024 제35회 대구컬렉션은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이 주관, 한국패션센타에서 섬유패션산업계와 시민축제의 장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홍준표 시장이 개막식 축사를 통해 대구섬유패션산업의 비전을 언급함에 따라 그동안의 침체에서 활기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홍준표 시장은 축사를 통해 “대구가 섬유산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도시인 만큼 미래발전을 위해 타 산업을 육성하더라도 근간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대구 섬유패션산업의 부흥을 위해 변화를 주문하며 적극적인 협의를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관련 단체들도 자정적인 쇄신을 통해 정부와 시와 협동해 대구가 섬유와 패션의 중심이 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
개막식에는 홍준표 시장과 더불어 대구시의회, 섬유패션관계자를 비롯해 대만,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외 바이어가 참석했으며 이어 오프닝 패션쇼는 남희컬렉션이 무대를 장식했다. 남희컬렉션은 한국적인 모티브와 실루엣, 디테일을 모던 럭셔리하게 풀어냈으며 전통적 꽃문양을 재해석한 포멀룩, 시스루의 다양한 믹스매치로 우아한 세련미를 표출했다.
또 두 번째 무대는 ‘구정일 꾸띠르’가 장식했으며 특유의 테일러드 자켓, 수트와 더불어 여성자켓과 코트류, 원피스 드레스까지 남성복과 여성복을 넘나드는 영역 확장을 시도했다. 구정일 꾸띠르는 19세기말 아르누보 시대의 그림과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심미적인 럭셔리함과 장인적인 클래식함으로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했다.
첫날의 마지막 런웨이는 LUBOO와 DOBB의 연합쇼로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부각되는 컬렉션을 펼쳤다. LUBOO는 자연의 색조와 곡선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 패션과의 조화를 표현했는데 정제되고 우아한 여성미가 돋보이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DOBB는 단테의 신곡을 철학적 메시지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독특한 발상과 과감한 연출이 돋보인 무대로 갈채를 받았다.
다음날에는 대구를 베이스캠프로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대표 디자이너 최복호의 패션쇼가 진행됐다. 올해로 디자인계 입문 51주년을 맞는 최복호 디자이너는 새로운 반세기를 열어가는 첫걸음으로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해 미적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제안했다. 특유의 시그니처인 화려하고 역동적 색감에 예술적 프린트가 돋보이는 의상들은 평소 아트와 패션의 융합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패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최복호 디자이너의 패션 철학이 읽혀졌다. 또한 반려견과 견주의 커플룩을 디자인해 자신의 반려견 ‘유월이’를 런웨이에 등장시켜 관람객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기도 했다.
대구의 미래 성장 동력인 신진 MWM과 POUM의 연합쇼도 주목을 받았다.
MWM은 안정된 패턴의 맨즈웨어로 컬렉션을 구성했으며 모노톤 컬러와 직선의 이미지, 남성적 모티브로 실력을 입증했다. POUM은 장재영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독창적인 텍스타일의 모티브를 활용한 스트릿 웨어와 여행룩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4계절의 변화와 꽃, 하늘, 바다 등 자연의 풍경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무드를 디자이너 장재영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마지막은 초청디자이너 패션쇼로 서울패션위크 및 해외에서 활약하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DOUCAN의 최충훈 디자이너가 수준 높은 작품들로 무대를 수놓았다. 트렌디한 복식구조위에 동양문화의 DNA가 조합된 컬렉션을 완성했다. 고유의 독창적 패션 세계를 표출하고자 했으며 패션과 과학기술이 결합된 컬렉션으로 차별성을 구현했다.
한편, 제35회 대구컬렉션에서는 여성친화허브기관인 수성여성클럽과 협업을 통해 30여 셀러들이 ‘핸드메이드 아트 마켓’을 운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