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가파치「가파치」
1999-05-30 한국섬유신문
가파치(대표 성상현)는 국내 피혁패션 자생브랜드의 모체다.
지난 77년도에 설립, 한국 피혁패션의 대들보 역할을 수행해
온 가파치는 세계적인 캐주얼 브랜드 「니나리찌」 라이센스
도입으로 재래시장에 편중돼 있던 핸드백시장에도 패션과 브
랜드를 도입,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선도한 주역이다.
이어 90년도 자체 브랜드로 런칭한 「가파치」를 94년도부터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로 내걸고, 토틀아이템 부문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로얄티 없는 브랜드 라이센스 사업을 전개해 공동
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파치」공동브랜드 사업은 제조 노하우를 갖춘 중소규모
전문업체들이 공생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최상의 연합사업
으로 인식, 공동브랜드 개발이 붐을 일으켰으며, 이들 브랜드
들은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계기를 마련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한 원피공장과 벽돌공장, 완제품공장 가
동이 내수경기 침체에 따라 수급이 원활치 못해 지난해 「가
파치」는 최종부도를 맞았으며, 인천지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거품을 빼기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어려웠던 것이 사
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최종 부도처리가 됐을 때 쇄도하는
소비자들의 격려전화를 받고 기업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자신
감을 가졌습니다.』
좌초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있다고 강조하는 성상현
사장은 자의로는 빠른 시간내에 조절할 수 없었던 거품도 타
의에 의해 적정수준으로 조정이 됐다고 판단, 이제부터는 책
임있는 기업경영으로 고객들에게 재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인
다.
실제 지난해 최종부도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달된후 1백여
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의 협조적인 납품동의와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방문 판매율 급증 등은 「가파치」가 화
의개시를 통해 기업경영을 회복하는데 큰 힘을 실어 주었다.
또 주거래은행 역시 화의수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가 하
면, 30여개 메인 협력사도시 공존의 전략으로 뜻을 같이하겠
다고 발벗고 나서 빠른 시일내에 기업정상화가 예견되기도
했던 기업이다.
지난 4월 화의개시 결정과 함께 성상현 사장 체제 경영권이
본격 가동된 「가파치」는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업회생을 위한 영업력 강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전국에 운영중인 1백20개 매장중 영업효율성이 낮은 부
실매장은 과감히 정리해 나갈 계획이며, 기업내 맨파워 중심
의 인원효율 관리와 관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IMF식 영
업전략 기획 및 전개로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돌입, 기업의
자금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가파치」는 97년도 4백20억원의 매출과 세전이익 20
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뤄온 우량기업으로, 전화위복
의 재도약을 다지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있다.
<노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