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패션상장 44개사 3분기 누적 결산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악화

총매출 전년비 1.2% 상승 영업이익 6.1 감소 영업이익 성장 11개사로 저조…본업 경쟁력 저하에 사업다변화 애슬레저·스포츠상품·3세대 아웃도어 기업군 성장

2025-11-20     정정숙 기자
패션 상장기업 44곳은 올해 1~3분기 누적 합산 매출이 전년대비 1.2% 늘었고, 영업이익은 6.1%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3분기(-19.7%)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제품 원부자재가격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격이 소폭 증가했다”며 “매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제품가격 상승 폭에 비해 성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유가증권 및 코스닥에 상장된 44개사의 3분기까지 총매출은 전년대비 0.9% 늘어난 16조2252억원을 기록했다. 핵심지표인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1조 2710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7.8%로 나타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소비심리의 바로미터인 패션의 경영성적표는 최악이었다. 중동 전쟁 지속과 고물가에 소비심리 침체가 지속돼 직격탄을 맞았다. 날씨도 한몫했다. 예년보다 높은 기온 탓에 패션 판매 성수기를 놓쳐서다. 패션 기업들은 경영효율화에 치중하고 있지만 극심한 소비 위축에 경영난에 직면했다.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올해 영업실적이 부진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 흑자 전환된 곳이 한 곳도 없고 총 14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위축된 소비심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6곳(까스텔바작·신성통상·쌍방울·에스티오·지엔코·티비에이치글로벌)이 적자전환했다. 적자지속도 8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업이익이 성장한 곳은 11개사에 불과하다. 전체의 25%에 해당한다. 

영업이익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LF(+739.8%)다. 본업인 패션보다 금융소득증가로 인해서다. 
좋은사람들(+194.2%), 형지엘리트(+107.1%)도 두 배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그외 제이에스코퍼레이션(+45.8%),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45.5%) 순이다.
좋은사람들은 2022년 우리인터텍스 등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1700만원의 대손충담금이 올해 이익으로 환입됐다.

매출 8000억 이상 7개사, 전체의 64.3% 차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000억원 이상 기업은 7곳(휠라홀딩스, LF, F&F, 삼성물산,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인더스트리FnC)으로 집계됐다. 상위 7개사 매출 비중이 전체(44개사)의 64.3%을 차지했다. 상위 대기업군에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81.1% 비중을 차지해 쏠림이 더 심화됐다. 작년과 비교해 4.8% 늘어났다.

휠라홀딩스와 LF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F&F 및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휠라홀딩스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조4074억원, 영업이익 396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0%, 15.0% 올랐다. 한국 지역 매출(5149억원)은 3.6% 줄었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합친 매출은 6.7% 늘어서다. 특히 아쿠쉬네트 상품판매가 전년대비 6.3% 늘었다. 영업이익은 피에몬테(159억)와 GLBH 홀딩스(1131억) 등의 배당금 수령으로 인한 상승폭이 컸다. 

LF 매출(1조3968억)과 영업이익(1001억)이 각각 4.8% 739.7% 늘었다. 특히 44곳중 영업이익이 높게 뛰었다. 코람코 금융부문의 실적호조와 작년 2분기 코람코신탁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의 영향이다. 전체의 83.7%를 차지한 LF 상품매출액은 1조1687억원을 기록했다. 

3개 기업중 1곳만 매출 상승
매출 상위 그룹부터 전 패션 기업 실적이 악화됐다. 패션 상장 기업 44곳중 3분기 누적 매출이 늘어난 곳은 13곳(29.5%)으로 적다. 3개 기업중 1곳 정도만 성장할 정도다. 매출성장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메타랩스와 신세계톰보이가 각각 97.8%, 76.9% 급성장했다. 형지엘리트(30.0%), 제이에스코퍼레이션(24.0%), 감성코퍼레이션(22.0%),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19.2%) 등이 성장했다.

메타랩스도 패션보다 경영컨설팅부문에서 성장했다. 경영컨설팅 및 헬스케어부문 매출(207억) 비중이 높고 패션 매출(76억)은 27%를 차지한다. 패션 부문 매출이 작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톰보이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451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매출이 작년 연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백화점 및 대리점 등에서 29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톰보이는 신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추진하며 소싱 역량 확대와 고도화를 위해 국내외 소싱업체를 다변화하고 있다. 또 신규 해외소싱처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원가절감 및 바잉 파워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효율성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매출(7977억)과 영업이익(882억), 순이익(1621억)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0%, 45.8% 늘었다. 핸드백과 의류 ODM 제조부문 및 호텔 사업이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서다. 

패션에 일상을 더한 애슬레저와 스포츠상품화 및 3세대 아웃도어 분야가 성장세다. 
형지엘리트는 6월 결산법인으로 1분기(2024년7월~2024년 9월) 매출이 전년대비 30.0%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두 배(107.1%) 이상 성장했다. 특히 유니폼의 특수사업(68.0%)과 스포츠상품화 사업이 98.3%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형지엘리트는 “기존 야구장에서 입고, 쓰고, 필요한 상품에서 일상생활에서도 입고, 쓰고, 필요한 상품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트렌드 변화의 중심에 형지엘리트가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3세대 아웃도어 시대를 이끌고 있는 ‘스노우피크어패럴’을 전개하는 감성코퍼레이션은 3분기 매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2.0% 성장한 130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197억)도 13.3% 증가했다. 특히 의류(스노우피크어패럴) 부문 누적 매출은 1216억 원, 영업이익은 19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2%, 26.6% 증가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1977억)과 영업이익(206억)이 각각 19.2%, 45.5% 늘었다. 이중 젝시믹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약1815억원(별도 기준)을 달성했다. 자체 R&D 조직의 신속한 신제품 출시와 지속 R&D 역량 및 해외시장 진출 등이 주효했다. 특히 기존 스윔웨어 개발을 비롯해 골프, 러닝 신발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