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쿼타 장벽을 넘어야…정기창기자

1999-05-30     한국섬유신문
쿼타 소진 양극화 현상에 따른 덤핑 가격 난무와 무분별한 수출 경쟁이 의류 수출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쿼타 소진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품목은 니트 및 직조, 드레스셔 츠와 블라우스 바지류 등. 이들 품목은 소재에 따라 쿼타 차 지가 두자리수 이상으로 급등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다른 소재 품목은 쿼타가 남아도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 을 보이고 있다. 또 어떤 품목은 쿼타 소진율이 전년대비 10% 가까이 떨어졌 는데도 불구 오히려 쿼타 차지는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까지 빚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對美 수출 쿼타를 둘러싼 온갖 현상들과 잡음 들은 업계를 둘러싸고 내려온 해묵은 화두거리이다. 일부 업 체 관계자는 『한두해 그래온것도 아닌데 뭘그리 문제삼느냐 』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모두들 지친 모습이다. 지금 상황이 좀 심각하니 문제삼을만 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이 더러는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그리 놀라지 않는 기색 이다. 하기야 아무리 건전한 상도덕으로 무장한 사람들이라 도 한 번쯤은 가격을 후려치는 방법으로 재미를 본 경우가 있으니 무리는 아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랴 하는 심정으로. 앞에서 제기했듯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만큼 현재 상황이 심 각하고 이런 문제가 일부 부도덕한 업체들로 인해 근절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럼 해결책은 정말 없을까.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쿼타 문제는 나막신과 우산 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부모의 심정과 마찬가지로 양쪽을 만족시켜줄만한 정확한 해법은 없으나 차 선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다. 올초 모 업체는 아주 싼값의 니트류(CAT 338/9)를 대량 수 출했다고 전해진다. 수출 단가가 낮으니 마진이 좋을리 없다. 그런데 니트류는 없어서 못내다 팔 만큼 상대적으로 쿼타 할 당량이 적은 품목이다. 그런 황금 품목 쿼타를 굳이 돈이 남는다고 해서 마구 소비 하는 것이 잘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모르겠다. 며 칠 전 한 업체는 이 품목 쿼타를 구하지 못해 납기에 차질이 생겨 큰 변을 당할 위기에 놓인 것을 보았다. 단가가 높아 수출 가치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 쿼타를 못구해 사태가 낙관적이지 않다. 또 한 업체는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제품의 對美 쿼타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쿼타에 그리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품목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는 활발히 수출 상담을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을 탈피해 중남미 시장 공략으로 성공하는 업체도 있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많다. 우리나라 각 수출업체들은 왜 이런 선례를 본보기로 삼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정 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