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땡처리행사」실속없다
1999-05-27 한국섬유신문
유명 의류상표의 재고품을 최고 90%까지 할인 판매한다는
세칭 「땡처리 행사」가 실속없는 껍데기 행사로 낙인되고
있다.
이는 땡처리 제품 가운데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도용하거나
비슷한 명칭을 사용한 유사상품의 구성비율이 의외로 높은데
다 시장제품이나 하자상품 등이 많이 섞여 있어 실속구매를
위해 찾아든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실제 유명 브랜드 제품일지라도 몇 년차 재고상품이 대부
분을 차지하고 있어, 색상이 지나치게 튀거나 디자인이 복잡
해 실용적이지 못한 제품들이 훨씬 더 많다.
더욱이 판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입
어볼 수도 없는데다 환불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어서 제조업
체의 부도나 경영난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싼 값에 넘기는 듯
한 선전과는 달리 원래 싸구려 물건을 제값주고 사오는 격이
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강남에 있는 모 할인매장의 경우 「춘하 초특급 균일
가전」 행사의 경우 유명 브랜드를 싸게 판다는 선전과는 달
리 유명브랜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고, 대신 「NEW LG
」와 같은 유사상표 제품만 즐비했다.
또 중저가 캐주얼 단품 아이템을 균일가로 판매한다고 선전
했지만 이 제품은 처음부터 다 팔리고 없다며 다른 제품을
사라는 상술만 발휘했다.
이에따라 의류업체의 잇단 부도로 올해 초 땡처리 행사를 찾
았던 소비자들도 점차 땡처리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추
세다.
이와관련 의류업계의 한관계자는 『1년 정도 지난 재고의류
는 백화점이나 자체 상설 할인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그 이상
지난 제품은 대부분 수출용으로 소진해온 터라 뒤늦게 땡처
리로 소진해야 하는 정상품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하며
『요즘 성행하는 땡처리 행사장에서 좋은 제품을 고르기는
그만큼 힘든 일』임을 강조했다.
<노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