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

1999-05-27     한국섬유신문
정부가 섬유산업을 살리기 위한 묘책 찾기에 부산하다. 김대통령이 직접 대구에 내려와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발전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의지가 합섬산지인 대구에 얼마나 가 깝게 다가오는지 업계는 아직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구산지를 총괄하는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박용관회장 을 만나 업계가 나아갈 방향과 정부의 시책방향등 전반적 사 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산자부에서 섬유산업발전시책을 마 련하고 있습니다만 업계가 좀 더 적극적이고 시급한 사안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중요한 얘기는 이미 다 했습니다. 남은 것은 정부가 시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제 대구업계가 할 일은 정부에서 시책마련을 잘못하면 이 를 지적하고 방향전환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산자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구산지의 애로와 지원을 받아 야 할 부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크게 걱정할 대목이 아니라고 봅니다. -대정부 건의사항들이 업계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 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일사불란하게 의견수렴을 거쳐 대구시에 전달됐고 대구시 역 시 수차례 검토작업을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번 건의사항을 제시할 때 그야말로 한 목소리를 냈 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산자부 역시 대구업계가 바라고 있는 내용만 골라 지원시책 을 마련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산자부가 섬유산업시책마련을 위해 업계, 단체, 정부, 학계 가 포함된 해외시장조사단을 파견한다는데 어떤 방향으로 시 장조사가 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산자부의 해외시장조사는 적절한 조치라고 봅니다. 어려운 섬유산업을 살리겠다는 시책이 잘못되면 큰 일이니까 요. 해외시장조사는 이태리, 일본 등 섬유선진국을 대상으로 하 고 있습니다. 우리가 배울 점이 어디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조사단이 대상국의 업계를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코끼리 다리만지기식」의 조사가 될 가능성이 많으니 까요. 조합이나 단체, 연구소, 통계청 등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자료가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섬유산업구조개선사 업이 몇 년째 진척이 없습니다. 특히, 부회장을 포함한 인력충원이 마무리된 것으로 압니다 만. ▲당연히 구조개선을 해야합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 여건상 자연발생적으로 구조개 선이 돼 가고 있는 만큼 일부러 뛰어들 필요는 없다고 봅니 다. 다만, 돼 가는 과정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원활히 추진하 기 위해 협회가 나서야 하겠지만 이 또한 정부시책마련과 맞 물려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구조개선사업이 전개되려면 정부시책이 먼저 나와 야 합니다. 구조개선도 전체적인 틀이 잡혀야 하니까요. 기다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6월이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업계가 또 한 차례 위기에 직 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만. ▲하반기가 문젭니다. 상당히 어렵겠지요. 성수기 장사를 망쳤으니 어려운 것은 당 연할 겁니다. 업계의 자업자득으로 성수기를 망쳤다고 생각하지만 뒤돌아 볼 시간이 없습니다. 당장 하반기를 이겨 나갈 준비태세에 돌입해야 합니다. 비교적 성수기를 맛 본 성안도 지금 비상체제에 돌입, 하반 기에 닥칠 어려움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업체 얘기로 돌아가 성안그룹이 성안화섬 준공을 계기로 계 열사를 포함,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됩니다. 앞으로 성안그룹의 방향과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계십니까. ▲성안은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고유상표인 스타텍스(STAR TEX)의 세계적 인지도와 신뢰 만 봐도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업체가 상표를 도용, 수출질서를 무너뜨리는 사례 가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앞으로는 상표도용사례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 니다. 성안은 동구권을 장악한데 이어 세계적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이를 지켜나가고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데 주력하 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고 성안화섬까지 준 공되면 한층 더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정보다 빨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성안화섬은 빠르면 6월 말 내지 7월중에는 정상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신 설비에 최고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지 요. 가능하면 최고 품질의 소재생산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김영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