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50대 기업 8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전년 대비 2.6%p 줄어
ESG행복경제연구소,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조사분석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율이 작년 대비 2.6%포인트 줄었다. 국내 공시의무 도입 지연으로 자율공시 증가폭이 둔화하고 업종별 편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250대 기업(2023년 12월 말 기준)이 지난해 12월말까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계조사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200대 기업에서 250대로 대상을 확대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상 기업 중 201개사가 보고서를 발표해 공시율 80.4%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기업의 확대와 자율공시 증가세 둔화로 2023년 83%(166개사)대비 2.6%p 줄어든 수치다.
최근 5년간 공시기업은 2020년 38개사, 2021년 78개사, 2022년 131개사, 2023년 162개사, 2024년 204개사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2023년부터 증가속도가 둔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국내 ESG 공시도입 시기가 2026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기업들의 대응 준비기간이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조선, 금융지주, 물류⸱무역, 보험, 은행·증권·카드 업종이 100% 공시율을 기록했고, 이어서 엔터·전문서비스(91.6%), 식음료(90.9%) 업종이 높은 공시율을 나타냈다. 반면, 전기·전자(75.0%), 화학·장업 (73.3%), 철강·기계(69.2%), 제약·바이오(50.0%) 업종은 전체평균 공시율 80.4%를 하회하여 정보공개가 저조한 업종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업종별 공시율 편차는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 영향과 동종업계 및 경쟁사간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 등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SG 경영이 기업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업들은 ESG 위원회 설치, 여성임원 선임, 온실가스배출량 스코프3 공시, 내부탄소가격 설정, 금융배출량 공시, RE100 및 UNGC 가입 등을 통해서 ESG 경영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중 178개사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운영측면에서 위원회의 실질적 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해 상정안건 대부분이 의결·심의보다는 보고사항 중심의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이나 ESG 전문가를 이사로 선임한 곳은 13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하여야 한다. 현재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중 178개 기업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기업의 온실가스배출 감축이 공급망 차원에서 강조됨에 따라 209개 기업(보고서 미공표 10개사 포함)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했으며, GHG 프로토콜이 제시한 스코프3 배출량을 15개 카테고리별로 산출해 공개한 기업은 148개사, 70.8%이다. 전반적으로 다운스트림 배출량 공개가 업스트림 공개보다 미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보고서 공표기업 중 불과 50개 기업(24.9%)만이 탄소비용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미래 탄소가격 변화 시나리오, 내부 탄소가격 운용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톤당 내부 탄소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중요시되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가치의 실현을 위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정량적으로 나타난 지표별 개선효과는 부진하다. 2023년과 비교해 직원평균 근속연수는 0.1년, 여성 직원구성비율은 0.5%p 개선 됐고 비정규직 비율은 7.4%, 장애인 고용률은 1.85%로 전년대비 0.07%p 상승해 다소 나아졌으나, 법정의무 고용률 3.1%에는 크게 못 미치는 저조한 수준이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는 사회 환원의 척도로 평가받는 기부금 비중은 매출액 대비 0.1%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배구조분야 이사회 운영의 적정성과 관련해 2023년 대비 여성등기 임원수는 0.4명 증가했고, 최대주주 지분률은 2.2%p 하락, 등기임원 보수적정성은 1.2배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기업의 단계적 확대와 ESG 경영의 확산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외이사 비율은 0.3%p 하락하고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0.4건 늘어나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