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주요산업 대다수 ‘타격’…섬유패션업 특히 어렵다
대한상의, 고환율이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국내 주요산업 12개 중 대다수 업종이 고환율 기조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영세업체 비중이 높은 섬유패션산업은 고환율에 취약한 구조로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주요 업종별 협회 12곳과 함께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기상도로 표현한 결과, 섬유패션·바이오·반도체·배터리·철강·석유화학·정유·디스플레이·식품산업은 ‘흐림’, 조선·자동차·기계산업은 ‘대체로 맑음’으로 나타났다.
섬유패션산업은 10인 미만의 영세업자가 많아 환율상승에 따른 타격에 더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10인 이상의 섬유패션업체 수는 전체의 약 8%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사업자가 많다”며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중소업체는 고환율 지속 시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및 수익성 악화로 생산 부진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원료의약품 수입의존도가 높고 해외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 철강업은 수요산업 부진에 따른 수출단가 인하, 높은 원자재 수입비중으로 인한 어려움이 컸다.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업황 악화를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정유산업은 주요국 경기부진과 수출경쟁 심화로 작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고환율 지속에 따른 채산성 및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산업도 ‘흐림’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산업은 고환율에 따른 제조원가 및 해외투자비 상승을, 배터리산업 역시 대규모 해외투자에 따른 외화부채와 리튬, 흑연 등 핵심 원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로 인해 우려를 표했다. 식품산업도 원자재가격 상승부담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고환율의 긍정적 측면을 더 크게 보는 곳은 수출비중이 높은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이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향, 수요시장 위축, 물류비 상승 등 역풍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