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BELT)와 버클(BUCKLE)…조능식

1999-04-25     한국섬유신문
▼얼마전까지만 해도 즈봉과 스커트, 드레스등의 허리띠나 팔목시계의 줄을 「밴드=BAND」라고 했지만 요즘은 거의 「벨트=BELT」라고 부른다. 여기서 팔목시계인 경우에는 정확히 「스트랩=STRAP」이 라고 한다. 밴드의 원은 인구기어(印歐基語)의 「버엔드=BHENDH( 묶는다, 맨다, 건다)」다. 밴드는 묶는다는 의미에서 「끈」 「띠」 형태의 뜻이 되고 섬유용어(纖維用語)로서는 「깃」 「줄무늬」로도 쓰인다. 밴드에는 또하나의 의미로 <사람들의 일단(一團) 특히 도적 들의 일단-거기다<악대(樂隊)> <악단(樂團)>등등이 있다. 이것은 「고트語」의 기호(記號)나 도장(印)에서 온 것으로 말의 성립과정은 다를 것같지만 근원은 같은 것으로 사료된 다. 어쨌거나 밴드의 <사촌>으로는 「밴디지=BANDA GE=붕대(包帶)」와 「리본=RIBBON」이 있음은 다 아는 사 실. ▼밴더너(BAN DANA)도 밴드의 <사촌>이다. 밴더너란 아름답고 예쁜 색 무늬의 내커치프나 대형 행커치프, 스커프와 같은 것들로 뱃 사람(船員)이나 카우보이들이 목에 두르던 것이다. 요즘은 스포츠룩의 소도구로서 목에 두르거나 머리띠등으로 도 쓰인다. 이 밴더너는 산스크리트語(梵語)인 밴더너티(BANDHNATI- 묶는다)에서 나온 힌두語인 「밴더누(BANDHNU)=묶는다)」 가 직접적 기원이다. 밴더너는 그 옛날─ 특히 인도의 <라지프타나>지방에 널리 퍼졌던 「염색기법」의 하나인 <홀치기 염색>이란 의미다. 천의 일부를 접거나 쥐어짜듯 접고는 실로 묶은 다음 전체를 염색(染色)하면 묶인 곳만 허옇게 물이 덜 들게 마련이다. ─다시말해 쥐어짜서 묶고난 다음 염색한 것을 말한다. 밴더너는 인도로 일찌감치 드나들었던 포르투갈사람들이 유 럽으로 갖아갔던 데서 비롯된다. 그런가하면 밴드와 비슷한 형제語로서 「바인드(BIND)=묶는 다. 옭아매다」 「밴드(BEND)=구부리다」 「밴들 (BUNDLE=다발)」 ─다시말하면 「본드(BOND)=계약, 채권, 결속, 접착하는 것」등이 있다. ▼이러한 벨트의 한쪽 끝에는어떤 것에나 「잠그개」나 「물 림쇠」인 「버클(BUCKLE)」이 붙어 있기 마련이다. 그 밖에는 구두나 「숄더스트랩=SHOULDER STRAP(어깨 에다 메는 멜방)의 끈」외에도 점퍼스커트, 속옷등에도 쓰인 다. 버클이라는 말의 근원은 인구조어(印歐祖語)인 「부(BEU)= 부푼다」에서 나온 말이다. 이를테면 풍선에다 바람을 불어넣어야 할 경우에는 양쪽 볼 이 부풀어 오르기 마련인데서 나온 말이 「버커(BUCCA=볼, 입)」가 되고 다시 「버크램(BUCCULAM )」이 됐다. 다시말하면 「입아래서 턱에다 거는 갑옷의 볼 보호대」를 일컫는 말이기도한데 그것이 옛프랑스語(現 프랑스語도)로 들어와 「부클(BOUCLE=잠그개나 장식용물림쇠)」의 뜻이 되어 현 영어 「버클」로 자리잡았다. ▼오늘날의 버클은 「잠근다」 「맨다」에서 다시 「정성을 기우려 일을 한다」─또는 「휘다」 「구부러지다」등의 뜻 도 포함된다. 끝으로 여담이지만 알타이語 계통에선 버클이 붙은 벨트에다 긴 칼(長劍)을 찬 몽골의 기마민족이 유럽까지 처들어간데서 「사벨(SABER)」이라는 말의 어원이 생겼다는 설이 있다. 趙 能 植 (本紙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