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기사장의 고민

1999-04-24     한국섬유신문
A社 대표 成사장은 고민이 많다. A社는 패션의류제품의 부자재 및 판촉물을 담당하는 업체로 독특한 아이디어의 상품을 패션업계에 제공, 남다른 기반을 구축해 온 업체다. 그동안 A社는 손익을 따지지 않고 개발에 전념, 패션업계의 신상품출시 시즌이 다가오면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홍보 물을 들고 패션업체를 방문해 왔다. 불경기속에서도 비교적 작업량이 줄을 잇고 있건만 成사장은 늘 회의감에 차있다. 이유는 이렇다. 어렵사리 런칭한 브랜드들이 런칭후 수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 사태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해 사무실이 납 품을 하지 못하는 판촉물들로 쌓여가기 때문이다. 한 브랜드가 런칭하면서 제작의뢰하는 제품수는 수십가지. 금형제작에만 천만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왠만한 브랜드 런칭에 필요한 몇가지 부자재외 판촉물제작에 드는 비용은 억대가 넘어간다. 요즘같은 불황에 브랜드 하나에 거는 기대와 투자가 적지 않 건만 새롭게 런칭한 브랜드가 한시즌을 견뎌내지 못하고 사 업을 접고 나면 제작비는커녕 금형비도 한푼 남지 않게 된 다. 최근에도 신인디자이너를 앞세워 런칭의 박차를 가했던 M브 랜드가 1년을 채넘기지 못하고 시들시들 사라져 갔다. A社는 이브랜드의 독특한 이미지개발 때문에 판촉물 선정에 도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같은 입장에 처하자 후발 런칭브랜드의 오더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요즘 영캐쥬얼트랜드 바람을 타고 뿌리없는 기업인들이 너도 나도 브랜드런칭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 때문에 이회사의 일감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成사장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잔바람에도 송두리째 흔들리는 일부패션기업들 때문에 자사 의 미래까지 걱정해야 하는게 요즘 의류부자재 및 판촉물업 체의 현실이다. <박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