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백화점 관행 묵인기준......노주원
1999-04-06 한국섬유신문
백화점업계의 매출조작「관행」이 독버섯처럼 고개를 들면서
입점사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다.
최근 불경기에 따른 매출 역신장이 날로 심각한 수위에까지
다다른 백화점 업계는 자사의 부풀리기 외형신장을 조작하기
위한 방편으로 본사 매입용 허위매출 전표 발생을 「관행」
이란 명분아래 무리한 수준까지도 서슴지 않고 강요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4배에 이르
기까지 허위매출 발생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이에 상
응하는 수수료 역시 정상매출 만큼을 요구하고 있단다.
신규브랜드사의 경우는 입점이후 경쟁사나 백화점측에 과시
하기 위해 경쟁브랜드사의 중간 이상의 외형으로 매출액을
조작, 일매출에 본사 매입용 매출을 절반 이상은 찍는게 관
행으로 묵인돼 왔다.
반면 기존 입점 브랜드사의 경우는 월별 매출목표액이나 분
기별 매출마감시에 백화점에 보여주기 위해 혹은 백화점측이
계속적인 거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일정액을 맞춰
주기 위해 기간매출 마감시에 간헐적으로 허위매출을 발생시
켜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관행」은 상호간에 수용가능한 애교적인 성격이 내
재돼 있을 때만 통용가능하며, 이러한 상식이 그나마 무풍지
대 「관행」이 버틸 수 있었던 최소한의 양심이었는데, 최근
매출관리에 급해진 백화점업계가 이러한 최소한의 양심도 포
기하고 나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3월 31일 1/4분기 매출을 마감한 백화점들은 급기야 턱
없이 부족한 매출목표액의 외형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속
에 입점사측에 허위매출 발생을 요구했고, 요구액도 상식선
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해진
다.
올봄 가방 수출전문 업체인 G사가 A브랜드로 내수시장 참여
를 본격화했다.
G사 역시 백화점 영업을 처음 시작하며 상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주요 백화점의 일매출을 중간 이상으로 조율키 위해
허위매출을 자발적으로 발생하며 관리했는데, 적반하장격으
로 유통업계와 경쟁사에서 이를 비방하고 나서 웃지 못할 해
프닝을 연출되기도 했다.
「관행」의 준수여부에 따라 자사 매장의 수성여부가 좌우되
는 현실정에선 더더욱 신규브랜드사들이 자발적으로 「관행
」을 쫓아가는 건 생존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이를두고 누가 누구를 비방할 수 있단 것인지. 「입점사 고
혈짜내는 백화점 관행 어디까지 묵인해야 하나...」한국 패션
시장이 온통 블랙마켓으로 뒤덮혀지기 전에 한국 섬유, 패션
및 유통인들의 자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
다.
<노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