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J&C
1999-04-02 한국섬유신문
향기내의 생산업체인 J&C EXPRESS(대표 이원목)는 아직
수출 실적이 없다. 그렇다고 내수시장 매출액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같이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데도 불
구, 회사는 늘 고객들로 붐빈다.
다름 아닌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향기내의 제품 때
문이다. 향기내의는 기존 내의에 가공처리된 향을 입혀 세탁
유무에 관계없이 1년이상 은은한 향기를 발산시키는 벤처기
업형 제품이다.
평상시에는 15∼20%가량 벌어진 상태에서 향기를 발산하고
움직이면 70%까지 열렸다가 안정되면 다시 원상태로 복귀해
1년 이상 지속적인 향을 발산하는 5㎛(5/1,000㎜) 크기의 마
이크로 캡슐이 기술의 핵심.(본지 2월26일字)
현재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어 제품 출시 열흘만에
6천여장이 팔려 나가는 등 위력을 더하고 있다. 뛰어난 상품
력으로 인해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아직까
지 구체적으로 성사된 계약은 없으나 『한 번 해 볼만하다』
는 것이 대부분 바이어들의 반응이다.
수출시장의 경우 구미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동남아시아
등지의 후발개도국에서부터 중국, 러시아 등 공산권 국가에
이르기까지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 났다.
최근 남대문 재래시장을 방문한 한 중국 바이어는 『저가시
장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국에서조차도 막대한 수요를 유발
시킬 수 있을 만큼 상품력이 뛰어나다』고 평가, 향기내의의
전도를 더욱 밝혀 주고 있다.
에피소드 하나. 국내 최고급 술집을 전문으로 영업하는(?) 한
사업가는 최근 J&C를 방문하고 향기내의 1백여장을 사갔다.
며칠만에 제품이 동이 나고 또다시 제품을 구매하러 온 이
사업가는 이번 일을 기회로 아예 지속적인 향기내의 구매 바
이어가 되버렸다.
J&C의 이원목 사장은 이같이 폭발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뛰어난 제품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돈에는 그리 욕심이
없어 보인다. 『자신의 능력을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돈을 벌겠다거나 하는 것은 부차적 문제이고 그보다는 젊었
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
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제품으로 열린 시장에서 한껏 포부
를 넓혀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국내 유명 내
의 업체들이 업무제휴 의사를 타진해 오더라도 이를 과감히
거절하고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 독특한 자신만의 시장 영역
을 구축할 생각이다. 이사장의 이같은 합리적 사고방식은 월
마트라는 다국적기업에서 수년간 근무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
다.
업무에 대한 확실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국내 거의 모든 의류
업체들을 두루 섭렵했던 이사장은 의류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아직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 그
러나 그런 이사장을 단순한 의류쟁이나 영업맨으로 인식한다
면 큰 코 다치는 생각. 향기내의 개발당시 이사장은 향가공
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의 책들을 탐독하고 직접 제품 개
발에 나서 결국은 성공시킨 뛰어난 장인기질도 가지고 있다.
J&C의 기술력은 국가에서도 인정,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에서 주최한 전국벤처기업박람회에서 총 260여 신청업체중
최고 상위 9개업체중 하나로 선정돼 전시장을 무료로 임대
받는 특혜도 누렸다.
섬유라는 척박한 토양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벤처기
업 J&C는 결코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나 침체산업이 아니라
는 것을 직접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정기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