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경쟁력과 인재만들기(1)…노진용
1999-04-02 한국섬유신문
IMF가 국가나 개인 모두에게 앞으로 살아갈 방법 몇가지를
제시하는 것 같다.
첫째, 평생 직업관을 일깨워주고, 둘째,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며, 다음은 불황인 몇 년동안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를 고
민하게 만들었다.
필자 역시도 20년 넘게 일하던 현장을 뒤로하고 만학의 길을
걸어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덧 새 신발을 신을
때가 되었다.
우리의 의류사업이 어떻게 하면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재도
약을 이룰 것인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요즘
늘 보고 듣는 것들은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기술이 있어
야 한다,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정말 어떤
분은 준비를 몇십년동안 철저히 해서 성공한 예도 지금 보고
있다.
우리의 의류업이 먼저 준비해야 할 일은 감성과 기술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패션산업은 그 특성이 창의력과 감
성을 필요로 하고 또 그런 것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형 직업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
은 「감성」이니 「패션」이니 하는 수식어가 잘 포장되어
있어, 허상을 좇으려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다. 요즘 지면
을 통해 수많은 교육기관에서 패션 디자인을 교육한다는 광
고를 보면,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전부 돈벌이로 나서는 분
위기다.
아마추어가 느끼는 패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대개는 디자
이너나 머천다이저(MD) 등이다. 그러나 물론 예외는 있겠지
만 그 정도의 교육으로는 벽에 부딪히고 좌절을 경험하게 된
다.
문제는 인력의 과잉공급과 현실인식의 부족함에서 기인한다.
지금 대학에서 의상.의류를 전공 후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몇 개월 혹은 일년동안은 월급 한푼 못받는 사람들도 있다.
그외 월급을 받더라도 30만원, 50만원이고 보면 정말 민망할
정도이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곳이 남의 사정 봐주며 어디 월급 주는
곳인가? 오너(OWNER)의 생각은 전공자가 몇 년을 공부했
더라도 그 정도 실력(30-50만원)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또한
아무것도 시킬 수 없으며 전부 새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
다. 교육기관에서 어떻게 가르쳤길래 그 정도밖에 안되는지
모르겠다.
학교가 취업의 전당은 아니라 할지라도 현장 상황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할 것같다. 그러므로 지금 이 분야에 입문하려
는 사람은 허와 실에 유념하고 도전했으면 한다. 그려면 지
금부터 몇 개의 전문분야를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가 몇해전만 해도 전공자중 다수가 디자이너를 희망했
다. 그러나 지금은 약 50%정도는 머천다이저(MD)를 희망하
고, 그외 디지이너 등을 희망한다고 한다.
도대체 MD는 무엇이며 무슨 일을 하는가? MD는 먼저 기획
이나 소재 등 다양한 영역의 일을 주관하며, 회사에서 꼭 필
요한 인재이다.
나아가 그 역할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그런데 아직은 MD라
는 직업이 보편화, 다양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점차적으로 사업장에서 MD의 수요는 많아질 것이
다. 내수상품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기획을 담당하는 MD의
주임무는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상품을 얼마만큼(수량), 어떤
상품을 선택(CHOICE)하고, 어느때(TIME)에 어떤 매장을 통
해 팔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어떤 브랜드는 생산이나 영
업에 관여하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해 볼 때 이 많은 일들을
MD가 해야 하는데 상당한 노하우나 대단한 연봉을 받지 않
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연봉도 그렇지 않거니와 노하우
도 그렇지만은 않다.
<길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