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화섬산업, 더 이상 방치는 “공멸”
1999-03-23 한국섬유신문
한국 화섬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화섬업계 모두「공멸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한국화섬산업이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대두된
각 화섬업체들의 당면과제도 각 화섬사로 전달됐다. 이는 한
국화섬협회(회장 한형수)가「한국화섬산업의 중장기 발전방
향 조사」라는 과제로 노무라연구소에 의뢰한 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는 정도의 차이를 차치하더라
도 한국화섬산업의 환부가 생각이상의 중증상태임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조사를 담당
한 노무라연구소 김광수박사는 한·대·일 화섬산업의 경쟁
력을 조사한 결과 현재 한국화섬산업의 경쟁력은 한마디로
기술은 일본에 뒤지고, 캐퍼·영업력은 대만을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열세라고 진단했다. 김박사는 화섬산업의 주력인
PEF의 경우 대만은 POY·DTY로, 한국은 SDY 위주로 생
산라인을 특화 시장을 양분해 왔으나 이제는 나눠먹기식 시
장구도도 물건너 갔다고 말했다. 이는 대만이 최근들어 설비
증설을 적극 강화하고 있고 특히 한국이 절대우위를 보였던
SDY 쪽으로 설비확장을 추진하는 등 한국시장 탈환을 노골
화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나일론은 한국은 이미 대만
의 경쟁상대가 아니라 종속상태에 놓였고 이같은 추세는 앞
으로 화섬 전품목에 걸쳐 확산될 전망이다. 또 한국의 화섬
산업은 일본보다는 경쟁력이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환상 그 자체라고 지적됐다. 한국은 매출 구성비에서
인건비만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을 뿐 연구·개발비를 비롯
금융비용 등 생산요소 전부문에 걸쳐 열세를 보인 것으로 진
단됐다. 한편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노무라연구소 조사결
과는 지난 9일부터 11일간 화섬협회 각 회원사 보고회를 통
해 전달됐다.
(전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