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病과 섬유류 수출
2001-06-01 한국섬유신문
결국 인간의 다중성은 겪기 전에는 정녕 알 수가 없는
것일까.
겉으로는 양의 탈은 썼으나 속은 금수보다 못한 것이
정녕 인간의 진면목인가. 이는 최근 김대중정부 하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인간들의 파렴치한 행태를 접하면서
느끼는 솔직한 의문이다.
온 나라가 性추문·386세대 술판 스캔들로 출렁인다.
스캔들의 주체가 모두 김대중 정부의 지도자 반열에 있
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해에는 옷로비 사건
으로 民草의 가슴을 긁더니 이제 그것만으로는 성도 차
지 않는 모양이다.
民草의 궁핍함은 갈수록 찢어지는 양상인데 소위 지도
자라고 하는 인간들의 노는 꼴은 가히 점입가경이다.
아예 나라를 결딴낼 뜻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럴 수는
없다. 결국 이들을 믿고 삶을 영위하는 백성들만 죽을
맛이다.
김대중 정부의 도덕적 해이가 갈수록 극심하다.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지금 이 시간 어느 구석에서 힘과 지위
를 빙자한 몰염치한 행위가 벌어지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도대체 도덕적 해이
의 끝은 어디냐는 비관론만 국민의 정부 국민들 가슴을
짓누른다.
잘 나가던 섬유류 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99년
10월부터 매월 두자리수 성장률을 보였던 섬유수출이
지난 4월 한자리수 성장률로 急轉直下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섬유류 수출호황구도가 막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177억불 섬유수출 목표는 어떻게 되나. 연초
급상승하던 수출상승세 분위기가 한국병에 돌림병 앓듯
꺾이고 있다.
성장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졌다고 해서 호황세가 끝났다
고 단정하는 것은 너무 비관적인 면만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성장률 둔화는 우리 섬유산업의 구조적
인 문제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념할 필요가 있
다. 지난 87년 100억불 수출의 위용은 고질적인 한국병
때문에 14년째 200억불 수출은 고사하고 엎치락 뒤치락
이다.
올 섬유류 수출은 아직은 전년동기에 비해 높은 상승세
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4월 비록 수출신장률은 두자
리수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하더라도 전년동기대비 신
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
평균수출단가는 급속히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 수출물
량 3.2% 감소·평균단가 kg당 13.4% 증가의 의미는 다
름 아니다. 양보다는 질 위주의 수출로 선회하고 있다
는 증거다.
문제는 질적 성장을 앞으로도 지속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반토막 수출성장률의 의미를 곱씹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최근 섬유산업의 부진을 그대로 반
영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또 올 들어 주력품목의 수출부진 지속은 결코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최근의 성장률 둔화는 섬유
업체들로 하여금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환율하락에도 불구 두자리수 신장률로 버텨왔던
섬유류 수출이 환율상승 시점서 주저앉고 있는 것은 심
각한 문제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졌던 수출호황 자체가 정상
적인 국면이었느냐 것에 대한 의문으로 대두되는 부분
이다. 그러나 이 보다 우선하는 것은 앞으로 수출상황
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섬유류 수출을 강하게 견인한 것은 선
진국시장의 경기호조 지속과 중국, 동남아, 중남미시장
의 경기회복이었다. 그리고 지난 3월 주력제품 직·편
물류 수출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올 섬유류 수출을 낙관
적으로 전망하게 했다.
그러나 낙관한 직·편물류 수출성수기는 올해는 없었
다. 특히 PET직물류 수출부진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
다. 성수기는커녕 예년보다 못한 수출여건 때문에 전
PET직물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경편직물·환편직물 등 편직물업계의 상황도 PET직물
업계와 대동소이하다. 물량은 있더라도 가격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게 대부분 수출업체
들의 시각이다.
지금 수출신장률 반토막 현상은 다름 아니다. 고질적인
국내업체간 제살깎기식 경쟁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
다.
그리고 이 같은 양상은 4월을 고비로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환율상승이 주는 역기능이다.
최근 환율하락 구도서 형성한 질 위주의 수출패턴이 붕
괴위기로 몰리고 있다. 섬유업계에 불고 있는 바람은
이를 대변한다. 환율상승에 맞춰 다시 가격경쟁체제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더빈곤에서 시작된 물량확보 조급증은 가격경쟁을 촉
발시킨다. 국내업체들간 과잉경쟁서 비롯되는 결과다.
그래서 하반기 비수기를 맞아 펼쳐질 무모한 생존경쟁,
이제 생각만 해도 끔찍할 따름이다.
/전상렬 기자 syjeon@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