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상 조 두산타워 상무
2001-05-22 한국섬유신문
배상조 상무는 한눈에 보이는 인상이 날카롭다. 자신의
고유 영역에 대한 타인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고집도 첫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배상무는 지난 1년 반 동안 시장 제품
과 패션의 접목이라는 난제를 고집스럽게 추구해 왔다.
점포 매출이 상가 평가의 유일한 잣대가 되는 시장이라
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시간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도매 시장의 한 상인은 “시장 상인들은 많이 팔아 많
이 남기면 된다. 입점 상인들에게 포트 폴리오를 제출
하라는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해서는 변화 속도가
빠른 시장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없다. 아직 이곳 문화
에 적응 못한 것 같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면 배상무는 형식과 절차로부터 자유로운 사
람이기도 하다. 저돌적인 스타일이기에 때로는 부하직
원들에게 업무 로드가 걸리기도 하지만 격의 없는 토론
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소탈한 면모도 있는 것으로 주
변 사람들은 평가한다.
-두산타워는 지난 1년반 동안 시장 패션 문화를 선도
해왔다. 어떤 성과를 거두었나.
▲단순한 시장 제품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무한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재래시장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싸구려 이미
지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품질 업그레이드를 위
해 매년 신인 디자이너 발굴을 해 왔고 다양한 패션쇼
를 개최했다. 지난 3월에는 패션특화존을 마련, 능력 있
는 기존 디자이너들도 합류한 상태다. 아울러 시장에
처음으로 마케팅 개념을 도입, 서비스 향상에 만전을
기했다.
운영 방식에서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기존 상가들이
들고 나는 사람간 점포 중계역할에 그쳐왔으나 상가 운
영은 유통 오퍼레이션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동안 전
문화·차별화 등에 대한 기능 분장 의식을 심었다고 생
각한다.
-아직도 서비스 부문에서는 많은 상가들이 소비자들
기대치에 못 미친다. 요원한 일인가.
▲동대문 시장 최대의 성공 요인은 친절이라고 생각한
다. 만약 두산타워가 친절하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가정
해 보자. 단숨에 지금보다 몇 배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친절은 곧 철학이다. 수십년간 관행처럼 굳어져 온 판
매자 위주의 서비스 관행이 일거에 변할 수는 없다. 그
러나 많은 사람들이 상인들의 서비스 의식 향상을 위해
이들에게 좀더 나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을 간
과하고 있다.
상인들의 일과를 보라. 이들은 하루에 17시간 이상을
영업에 매달린다. 밤새 장사한 후 샘플 뜨고 전표 정리
하고 나면 자신의 생활을 누릴 여유가 없다. 이들의 영
업 환경이 개선돼야 고객 서비스가 향상될 것으로 본
다. 근본적인 문제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생각은
▲동대문 시장 전자상거래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 특히
정보화 마인드가 뒤떨어지고 과표 문제 등 선행되야 할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 상인들은 오픈된 시스템에 대한 거부
감이 있다. 우선 마케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인력
들이 시장에 유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 상가 비젼
을 제시할 수 있고 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유통 전문가
의 유입이 필수라고 본다.
/정기창 기자 kcjung@ktm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