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브랜드 ‘판매난 극심’
2001-05-22 한국섬유신문
최근 패션시장이 수입브랜드와 재래시장으로 크게 양분
되면서, 소비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일례로 현대 롯데 갤러리아 신세계를 중심으로 전 백화
점이 수입군 강화정책을 쓰고 있어 현대 코엑스의 경우
는 11개 브랜드의 300평정도 매장을 확대했으며, 롯데
의 경우 샤넬의 입점 영향이 있긴 하지만, 역시 전반적
인 수입브랜드 확대전략으로 들어간지 오래다.
이런 현상에 대해 백화점 수입브랜드 담당자는 “장사
가 잘되고 안되고는 두번째 문제이고, 매장의 고급화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코멘트를 하고 있
다.
백화점들이 재래시장과는 다르다는 차별화를 수입브랜
드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물론 수입브랜드의 매출은 백화점 컨셉자체를 수입 명
품쪽으로 잡고 있는 갤러리아가 단연 우세하다.
또한, 선호하는 브랜드 역시 단연 샤넬.
물론, 샤넬이 입점하지 않은 백화점에서는 루이비통이
압도적.
이들 수입브랜드를 주로 찾는 고객은 40대의 신세대 미
세스로 수입브랜드의 구매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어, 여
기에 매출실적이 훨씬 떨어지는 국내 브랜드에 대한 퇴
점까지 검토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발견될 정도로 소비
파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게다가 10대를 비롯한 2~30대 시장은 여전히 재래시장
쪽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로, 신규 브랜드의 출시가 거
의 없을만큼 대조적인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한쪽끝에 몰리는 국내 소비동향의 움직임은 고급
미세스 라인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던 국내 디
자이너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커, 백화점 퇴점
과 기존 고객이탈에 대해 전전 긍긍하는 브랜드들이 늘
고 있을만큼 사태는 심각하다.
이런 딜레마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이역시 정보에 어둡고 실
무에 밝지 못한 브랜드들에 있어서는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구분이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
다.
외국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수출의 포문을 열기 시작한
한 디자이너는 “외국에서 잘되는 바람에 국내에서 고
전했다’는 고소의 말로 이런 심각한 현상에 대해 설명
했다.
외국인들의 성향과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전혀 상반
되고 있어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은 도저히 무리’
라고 하는 회의적 결과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층들의 무분별한 외제 선호사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일부 40대 여성들의 잠재적인 심리에는 사이즈와 컬러
가 잘 맞지 않아도 외제라고 하면 모든 것을 불문하고
뛰어드는 맹목성이 있기 때문.
누군가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재래시장에 밀리
고, 수입브랜드에 밀려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 는 말
을 했지만, 재래시장의 역습은 다양성을 위해 오히려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수입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한
동안 고전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디자이너 브랜드들
의 공통된 전만인만큼 국내 패션산업의 보호를 위해 정
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지원시스템이 촉구되고 있
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