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래시장 지원책 ‘겉돈다’

2001-05-18     한국섬유신문
서울시의 동대문 시장 지원 정책이 상인들의 의견 수렴 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겉돌고 있어 예산 낭비 우 려는 물론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는 포화 위기를 맞고 있 는 동대문시장에 계속해서 신규 패션몰 건립을 허가하 는 등 위기 상황을 조장하고 있으며 오는 7월 개소 예 정인 패션디자인센터 운영 및 위치 선정과 관련해서는 극심한 상인들 반발에 부닥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서울시 소유인 300억원 상당의 청평화시장 매 각을 둘러싼 당사자들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면 서 상인들 원성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신규 건립 허가 예정인 동대문 주차장은 민간기업이 20 년 상환 조건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차장으로 운영자인 동부건설은 이곳에 5층 짜리 상가 건물을 신축, 4층까 지 쇼핑몰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층당 면 적은 1천평으로 시장내 최대 규모이다. 시장 관계자는 “동대문 도매 시장은 경기가 최악이다. 심지어 개시조 차 못하는 점포가 허다한데 신규 상가가 또 들어서면 성하게 남아날 상가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는 이미 2003년 오픈 예정인 2천개 점포 규모의 ‘쥬트 클럽’도 사업 허가를 내 준 상태다. 패션디자인센터는 입주 위치부터 시작해 운영과 관련된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시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던 배상조 두산타워 상무는 “디자인센터 운영 등 세부적인 논의사항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으나 서울시와 상인들간 의견 대립만 확인 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동대 문 주차장에 상가가 들어설 경우 디자인 센터가 이리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져 상인들을 불안하 게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매 절차를 거쳐 인수자를 결정한 청평화 시장은 300억원중 계약금 3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 납부 시한이 20일로 다가오면서 갖가지 루머와 억측이 나돌고 있다. 청평화 시장 인수 예정자인 M社는 1년이 가깝도록 잔 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상가를 담보로 외환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 받아 인수할 예정이나 상인들 반발이 만만 치 않다. 서울시 재산관리과 장수길 과장은 “상가 내 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나 현행법에 따르면 누구나 공매에 임할 수 있다. 계약금을 납부했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으나 3층에서 장사하고 있는 한 상인은 “수백명 삶의 터전 이 걸린 상가를 자금력도 없는 업체에 맡겨 상인들 피 해를 조장하는 것이 정당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자신들 이해타산에 눈이먼 시장 상인들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으나 이면에는 서울시측이 시장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 서 일을 추진, 분란을 조장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 다. 한 시장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동대문 시장 활성 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 이나 기왕이면 상인들의 입장을 고려한 후에 신중하게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