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 ‘CBI 法案’ 날벼락
2001-05-15 한국섬유신문
NAFTA와 동일한 혜택을 멕시코 이외의 다른 카리브해·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제공하는 CBI 법인이 지난 4일 美 하원을 통과함으로써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상원 및 대통령 비준을 받을 경우 국내 원부자재 수출업체들에게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美 하원의 CBI 법안 통과 직후, 미국면화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이 법안 통과를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미국 면화산업이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면화협회(NCC)는 캐리비안과 아프리카(sub-sah
aran africa) 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의류제품을 우대키로 한 美 하원 결정은 미국 면화 산업에 매우 긍정적 현상이라고 밝혔으며 로버트(Robert E. McLendon) 회장은 “미국 원자재를 사용한 캐리비안産 섬유류 수출품에 대한 관세와 쿼타를 제거하는 이번 법안은 면화 원사와 원단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들을 고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미국산 면사를 이용해 생산한 캐리비안産 원단은 향후 3년간 매년 16% 증가율 범위 내에서 2억5천만 스퀘터 미터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외투용 티셔츠 등 특정 품목의 경우 420만 더즌까지는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되며 마찬가지로 매년 16%의 증가율 제한을 받는다.
현지 관계자는 미국내 이같은 움직임의 영향으로 “이미 미국산 면으로 만들어진 캐리비안 국가로부터의 면의류 수입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원자재로 만들어진 것 보다 세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 섬유 원부자재 업체들은 벌써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미국면화협회 로비스트와 접촉한 현지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원 심사와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하고 “일부 인사에 의하면 이와 유사한 법안이 2년 전에도 하원을 통과하였으나 상원에서 부결되어 폐기 처분된 사례가 있으므로 지나친 예단을 하지 말고 사태의 진전을 조심스럽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테말라 및 엘살바도르에서 셔츠를 생산하고 있는 보우텍스의 강대현 수출 본부장은 “현지 업체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해 이번 법안은 국내 업체들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반면 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앞으로의 사태 추이.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홍콩 및 대만, 싱가포르 등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 국가들은 현지 로비스트를 활용, 이번 법안 혜택 범위를 타 지역까지 넓히거나 법안 통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5개국에 8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진출한 중남미 지역은 우리 업체들이 대규모 생산 단지를 이루고 있는 주요 핵심 생산 기지로 앞으로의 사태 추이에 따라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은 10월 1일부터 정식 발효된다.
/정기창 기자 kcju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