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화섬 ‘화의 신청’

2001-05-11     한국섬유신문
국내 14번째 화섬업체 금강화섬(대표 민성기)도 정상경 영궤도를 이탈했다. 금강화섬은 지난 6일 산업은행·리스사 등에서 차입한 설비자금 2000억 원에 대한 금융권과의 상환유예 협상 제동으로 유동성부족에 따른 금융부담을 극복하지 못하 고 대구지방법원에 전격 화의를 신청했다. 이번 금강화섬의 화의신청은 국내 PET전문 화섬사로 는 최초의 기록이다. 금강화섬은 PET원사와 PET직물을 생산·수출하는 9 월말 결산의 상장업체. 금강화섬은 99년 결산서 690억 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앞으로 금강화섬에 대한 법 원의 화의개시 결정에는 약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 다. 금강화섬의 화의신청은 지난 95년 PEF 공장건설과 관 련 달러베이스로 차입한 시설자금 1500억 원에 대한 상 환이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상환자금 압박을 견 디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IMF이후 급속한 환율상승으로 상환자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금융부담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 라 지난해 초 주력제품인 PEF 가격이 파운드 기준 40 센트를 밑돌면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된 것도 결국 유 동성 부족으로 이어지는 빌미가 됐다. 금강화섬은 시설자금 상환을 위해 지난해 15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한편 70억 원 규모의 유상 증자에 나서는 등 원활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구노력 을 강구해 왔었다. 이에도 불구 환율상승과 PEF부문 매출감소로 인한 자금난 가중으로 결국 정상경영을 포 기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금강화섬은 자구노력을 통해 조성한 자금 1000억 원을 지난해 시설자금 상환에 사용했으나 아직도 높은 환율 과 매출격감에 따른 유동성 부족을 겪으면서 상환자금 이 되레 증가했으며 현재 2000억 원 규모의 시설자금을 상환치 못한 상태다. 그러나 금강화섬은 금융권과 시설자금 상환유예 협상만 원활하게 이루어졌으면 화의신청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최근 금융권 부실로 인 해 정상기업도 금융권의 목조이기에 희생양이 되는 불 가항력적인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한편 금강화섬은 이번 화의신청과 관련 6일 민성기 사 장이 직접 나서 노조를 비롯 임직원들에게 상황을 설명 하고 화의신청에 따른 협력을 요청했으며 임직원들 역 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또 7일에는 삼성석유화학 등 관련 협력업체들과 면담을 갖고 정상가동을 위해 적극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확 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강화섬은 법원의 화의개시 결정만 떨어지 면 시설자금 상환압박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돼 빠르 게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다. 특히 금강화섬은 금년 상반기(99.10∼00.3) 매출실적이 지난해 하반기(99.4∼99.9) 대비 25% 증가하는 한편 전 년 상반기(98.10∼99.3) 300억 원 적자에서 금년 상반기 에는 60억 원의 흑자를 발생시키는 등 시설자금 상환 압박을 제외하고는 경영누수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금강화섬은 PET 중합능력 일산 260톤·방사능력 일산 300톤을 보유하고 있으며 월 500만 달러 규모로 PET직물을 생산·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금강화섬의 화의신청으로 국내 화섬업체 가운데 경영부실을 이기지 못하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 에 있는 화섬사는 총 4개 사로 늘어나게 됐다. 이중 고 합·동국무역은 워크아웃을 진행중이고 한일합섬은 법 정관리 상태다. /전상열 기자 syjeon@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