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패션협회,“한지로 전주패션 알린다”

2001-05-04     한국섬유신문
지난 29일과 30일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경기전 특설무대에서 전주 패션협회 회원들의 한지 패션쇼가 열렸다. 조선 태조의 유패를 모신 유서깊은 사당에서 한지를 사용한 작품으로 패션쇼가 열렸다는 이슈도 이슈지만, 전통과 현대가 접목되는 이 독특한 패션쇼에 보이는 전주시민들의 관심은 각별했다. 원래 전주의 멋과 맛을 전국팔도에 알리는 목적으로 열리는 풍남제는 조선시대 무과급제 행렬과 전라감사 행차, 길놀이 등이 재현되고 종합경기장 남문에 1㎞구간에 마련된 난장에서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등 전주 토속음식과 대장간, 토산품점이 들어서 관광객들을 맞는 행사가 계속 이어지는 명실공이 전주시 최대의 축제. 국창의 등용문인 ‘제2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5월 2~3일 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29일부터 5월 5일까지는 경기전과 전북예술회관에서 2000년 전주종이문화축제가 연속해서 열리고 있는 이 대형 행사에 패션이 전야제의 톡톡히 역할을 해낸 것이다. 작품구성은 23명의 정회원의 패션쇼와 84명의 준회원이 내놓은 영화의상쇼. 모든 소재는 한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작품은 170여점. 전주 패션협회의 한지 패션쇼는 이번이 3회째로,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수준도 높아진 것은 물론, 참가 기준도 엄격해졌고 한지에 대한 관심도 전국 규모로 끌어올려져 전라북도 문화의 차원을 한층 올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지 패션쇼는 22명의 대학교수와 디자이너로 한지의 특성인 염색의 자유로움과, 본딩, 커팅, 구김 기법, 그리고 접거나 말아붙이는 조형적 미학을 풀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통 양식에서 벗어나, 전양배씨의 작품의 경우는 수트와 원피스등을 선보여 리얼클로즈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주목을 모았다. 이외에 미미 컬렉션의 박기영씨는 유일한 디자이너 출신으로, 전통적인 컬러를 배분한 드레스 압. 전통적인 무늬물의 접목으로 첫스테이지를 장식하여 눈길. 이외에 블랙에 금박처리를 한 모던한 드레스에 베일 면류관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 최미현(조선대, 군산대 강사)씨의 작품과, 종이접기를 응용한 임자영(안성여자 기능대학 교수)씨의 작품과 한지를 꼬아 직조하여 니트처럼 표현한 문은영(문은영 패션 일러스트 학원대표), 현대의 무늬물과 전통적 한복의 실루엣을 드레스로 표현한 전향란씨의 작품은 색다른 아이템의 마크 포인트. 또한 30일 열린 준회원 84명은 패션관련 학과의 학생들로서, 이들은 영화속의 작품을 한지로 표현하는 독특한 아이템을 준비 젊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런어웨이 브라이드, 뮬란, 섹스피어 인 러브, 은행나무 침대, 춘향전 제 5원소등, 영화의 쟝르가 다양한만큼 한지로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의 소재도 무한대. 서양의 오뜨꾸뛰르 디자인에서 가장 한국적 에스프리가 강한 작품등 원하는대로 언제 어디서나 표현하여 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참고적으로 한지 가공은 지승, 지호, 오색 한 공예등의 전통기법을 비롯, 여러가지 가공법이 있으며, 특히 염색에 있어서는 철저한 수작업이 기본. 한지와 한지 사이에 실을 염색해 넣은 후 다시 한지를 재작업화해서 광택재등을 첨가해 방수성과 내구성 있는 소재로 가공함으로써 실용성과 한지 고유의 질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염색후 절지하여 다시 직조하거나 편물로 제작하여 한지가 갖고 있지 못한 유연성과 인장강도, 신축성등을 부여한 작품도 있다. 전주 패션협회 유춘순 회장은 “지역의 특화된 아이템을 발전 계승시킬 수 있는 것도 패션협회가 할 수 있는 또하나의 사업”임을 강조, “향후, 컬렉션과 디자인 경진대회 방법등을 좀더 보강하여 보다 내실있는 작품으로 내놓을 것”을 다짐했다. 현재 전주 패션협회의 정회원은 56명으로, 전통과 패션에 대한 애착심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아직은 척박한 환경속에서 정기 컬렉션과 디자인 경진대회, 한지패션쇼등의 대형 이벤트를 강행하는 등, 패션협회의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유수연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