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2001-04-27 한국섬유신문
17대 대구상의회장에 재선된 채병하회장.
그는 당선 인사말 첫마디에서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했다.
국회입성에 실패한 그가 상의회장직이라도 잡은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분명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
대구경제계가 분열로 치닫고, 대구상의의 자존심도 여
지없이 무너져 버린 게 그것이다.
이 모두가 채병하, 권성기 양자대결에 따른 부산물이라
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대결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으
로 끝났다.
이제 승자든 패자든 대구경제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고, 경직된 경제를 활성화시켜 나
가는데 두 사람이 앞장설 것을 대구경제계나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우회적으로 한 쪽에 힘을 실어준 문희갑 대구시장도 좋
지 않은 전례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관의 개입(?)으로 반발표가 나왔다는 주장
도 있다.
후보가 마음대로 출마할 수 없는 것도 관의 눈치를 본
것이라면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제자리에서 거시적 안목으로 맡은 바 직무를 다할 때
그 ‘자리’는 빛날 수밖에 없다.
이제 사심을 버리자.
대원군이 경상도 사람을 ‘태산준령’이라 했던가?
무게 있는 행동을 보인다는 뜻일게다.
그리고 대구경제계가 대화합의 장을 만들어 안고 있는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 나갈 때 비로서 승자는 가려지는
게 아닐까 싶다.
/김영관 기자 yk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