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主空山 化纖協’회장선임 놓고 진통
2000-10-11 한국섬유신문
한국화섬협회는 無主空山인가. 한국화섬협회가 회장 선
임을 놓고 또 內訌에 시달리고 있다.
원인은 회장을 맡아왔던 한형수 새한 대표이사 부회장
이 지난 4일 새한그룹 인사서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돌
연 그룹상담역으로 물러나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사
태에 이르렀기 때문.
이같은 급작스런 사태로 화섬협 회장단은 7일 한형수
회장의 이임식 전까지 후임회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아래
물밑작업을 펼쳤으나 회원사 대표이사 가운데 그 어느
누구도 선뜻 회장직을 수락않고 있어 회장인선에 고민
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한회장 후임으로 具光市 코오롱 사장이 유력한 것
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固辭가 예상외로
완강, 협회 회장단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실정.
사실 화섬협 회장단은 6일까지 차기회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아래 회원사 대표이사 사장들과 긴밀한 접촉을 가
졌으나 모두 고사했다는 후문.
그러나 회장단은 현 시점서 차기회장은 구광시 코오롱
사장을 가장 적임자라고 보고 固辭를 거듭하는 具사장
몰래 6일 李雄烈 코오롱그룹 회장의 내락을 받아 회장
으로 선임키로 하고 李회장 접촉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李회장이 이날 갑자기 출국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
다는 것.
화섬협 회장단은 이날 李회장의 비행기 탑승 스케쥴만
알았더라도 공항에서 李회장을 만나 “具사장의 회장직
을 수락한다”는 내락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코오롱그룹
회장 비서실과의 연결이 시원찮아 결국 李회장 접촉에
실패했다는 후문.
화섬협 회장직을 固辭하고 있는 具光市 코오롱 사장은
현재 그룹 계열사 가운데 9개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
는 그룹내 최고 핵심 전문경영인. 具사장도 화섬협 회
장 固辭의 辨으로 “9개 계열사를 맡고 있어 도저히 회
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화섬협 회장단은 어찌됐던 구광시 코오롱 사
장이 차기 화섬협 회장 적임자라는 내부방침을 재확인
하고 李회장이 귀국하는 즉시 읍소를 해서라도 具사장
의 회장 선임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
고 있다.
이에따라 具사장의 화섬협 회장선임은 앞으로 李회장의
재가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회장
공석 체제로 협회운영은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13·14일 양일간 중국 상해서 개최되는 제3차 아
시아 화섬산업 협의회에는 이만용 한국화섬협회 부회장
체제로 한국측 대표단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한국화섬협회가 회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
은 지난 91년 정기총회서 상근회장제 폐지와 함께 회장
은 회원사 대표이사 사장이 맡는다는 원칙과 가나다 순
의 순환식으로 선임한다는 내부규정이 흔들리면서부터.
초대 회장은 배도 동양폴리에스터 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해 큰 문제가 없었으나 문제는 2대 회장 선임부터.
2대 회장은 내부규정에 따라 당연히 이상운 고려합섬
사장이 맡아야 했으나 당시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이 섬
산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 화근.
이때문에 이상운 고려합섬 사장은 “한국섬유산업을 대
표하는 양대 단체 회장에 동일업체서 맡는다는 것은 어
색하다”는 것을 이유로 강력히 固辭하자 이것이 결국
회장선임의 순번제 원칙을 붕괴시키는 단초가 됐다.
이같은 迂餘曲折 끝에 백성기 동국합섬 사장이 단임을
전제로 2대 회장을 맡았으나 3대 회장 선임에서도 이미
붕괴된 원칙 때문에 백회장은 또 본의 아니게 중임하는
사태를 맞는 등 회장선임의 난맥을 형성했다.
그러나 백회장도 연임기간 중 동국그룹 인사서 동국무
역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돌발사태로 화
섬협회는 또 회장선임의 어려움에 직면했으나 다행히도
한형수 새한 대표이사 사장이 잔여임기 조건으로 회장
직을 수락해 일단 위기를 넘기기도.
문제는 한회장의 잔여임기 조건의 회장직 수락도 결국
실천되지 못한 것은 물론 또 새로운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게 된 것. 이때문에 지
금 섬유업계서는“화섬협회 회장은 한번 맡으면 임기가
없는 영구회장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업계서는“구광시 코오롱 사장을 화섬협 회장으
로 선임하기 위해서는 李회장의 재가도 중요하지만 이
번 사태를 계기로 당초에 정한 원칙을 정확히 지킨다는
것을 명백히 해야만 앞으로 후임회장 선임에 문제가 없
다”며 안타까움 섞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전상열 기자 syjeon@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