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산지 大邱 ‘급변신’
2000-09-27 한국섬유신문
화섬산지 대구가 세계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연발생적인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변화의 초점은 아이템의 다
양화.
PET 베이직 아이템으로 10여년간을 세계의 중심자리
를 지켜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고급화,
차별화, 복합화가 세계적 추세인데다 대구산지의 변화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이젠 워터제트룸은 구색에 불과하거나 남아있는 베이직
아이템을 위해 최소한의 설비로 전락하고 있다.
대신 레피어, 에어제트, 환편기 등이 대구산지의 새주인
으로 자리매김할 채비다. 이들 설비의 공통점은 고급화
와 차별화.
자연섬유와 합섬의 복합 또는 교직추세도 이들 설비들
이 대변해주고 있다.
국내섬유기업의 대표주자인 성안의 박호생부사장은
『대구섬유가 나아갈 방향은 부가가치 제고며, 이를 위
해 가장 유력한 대안이 교직이다. 교직물도 기존의 교
직물은 시작일 뿐이다』라고 못 박았다.
그만큼 교직물은 개발과 차별화의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산지 생산구조가 PET직물(감량직물) 위주에서 비
감량, 복합 교직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같은 변화의 바람은 대구산지의 구조조정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구태를 답습한다
는 것은 금물이다.
지금 대구의 변화는 이러한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신규투자 형태의 대부분이 레피어, 에어제트, 환편기다.
이에 따른 준비, 염색공정도 덩달아 바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업력이나 시장개척능력을 뛰어넘는 생
산구조구축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또
한 번의 낭패는 불 보듯 뻔한 이치다.
밀라노 프로젝트에 힘입어 대구산지의 생산구조조정은
고삐를 죄고 있다.
설비투자에 따른 각종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어 자칫 이
러한 지원사업이 또 하나의 생산과잉체제를 초래할 가
능성도 충분히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변화의 줄거리를 읽을 수 있는 시점을
1년후로 보고 있다.
전문화, 차별화로 탈바꿈되는 전체 구도는 세계시장의
물량수요예측과 영업력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1년간은 대구섬유산지가 변화를 향한 중
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섬유패션도시, 세계적 화섬산지 대구가 변화의 도정에
서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업계의
지적은 과함이 없다.
그만큼 대구의 생산구조변화는 살아남기 위한 절대정명
의 과제이며 실패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편중보다 다양화와 전문화가 대구산지 구조조정의 올바
른 방향이라면 이를 위한 정부, 단체 및 관련기관의 조
율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김영관 기자 yk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