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화브랜드 런칭이 달갑지 않은 이유

2000-11-22     한국섬유신문
제화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급상승함에 따라 대부분 업체들이 IMF이전 수준으로 크게 회복, 남화시장에 눈 독 들이는 경향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기존 여성화 브랜드에 옴므나 워모 등의 남성을 뜻하는 단어를 첨가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려는 움직임 이 동 업계에서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는 것은 여화시장이 현재 포화상 태를 넘어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는 반면 남화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설사 남화시장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 하더라도 기 존 여화 시장에서처럼 백화점내 세일브랜드로 일관하면 손해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도 한 몫 거들 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각 업체들이 시장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 은 아닐까. 현 시점에서 남화 뉴브랜드 런칭은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이 못 되기 때문이다. 남화시장을 한번 살펴보자. 현재 남화시장은 30대 이후 중장년층은 금강제화를 비 롯한 NB 제화3社가, 그리고 20대는 「랜드로바」 등의 하이캐주얼과 「소다」「탠디」「키사」「마리오워모」 등 일부 캐릭터 슈즈 브랜드가 장악, 이미 이 시장도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10대 소비층의 경우 다른 연령대처럼 어느 확실한 브랜 드에 대한 선호도 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수요층 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남화시장의 니치마켓 찾 기는 아직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 남화시장은 IMF이전이나 이후 수요변동이 거의 없 었다는 점도 여화시장과 다른점이다.여성에 비해 감성 적인 소비가 덜 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남성의 경우 브 랜드보다 자신의 취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많아 동대문 시장 등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이 남화를 런칭한다는 것 은 다소 무리수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물론 뉴브랜드 런칭에 무조건적인 반감을 갖는 것은 아 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경쟁과 시장원리에 의해 도태될 것 은 도태되고 발전할 것은 발전한다면 전 제화업계에 도 움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브랜드 런칭으로 카피의 성행, 땡처리, 무조건적인 세일행사 등 출혈경쟁이 치열한 여화시장을 거울 삼는다면 신규 브랜드 런칭은 보다 신중히 이뤄져 야 한다. 남화시장이 기존 여화시장의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시장파악이 필요하다. 이를 무시하고 브랜드 런칭을 강행한다면 자사업체의 어려움은 물론 전 제화업계의 기둥을 뿌리채 흔들어버 릴 수 있다는 점을 업체들은 각인해야 할 것이다. /허경수 기자 dart@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