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수선요구…속앓이 가중”
2000-11-15 한국섬유신문
제화업계가 지난해에 비해 구매심리 활성화로 판매에
재미를 보고 있는 반면 고객들의 무리한 수선요구는 그
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업체들의 속앓이가 계속되
고 있다.
제화를 구매한 고객들이 몇 년이 지난 제품을 들고와서
는 수선비 없이 수리를 요구하는 경우, 한참동안 신고
나서 얼마 안신었다고 환불까지 요구하는 경우, 심지어
는 사이즈가 안맞는다며 화풀이 하는 경우 등 고객의
요구사항도 점차 천태만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A/S로 접수되는 제품 대부분이 고객들의 사용
부주의로 생겨난 사고성인데다 특히 이미 폐기시키고
없는 소재나 라스트로 대체하기를 원할하는 경우가 비
일비재해 제화업체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수선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이같은 상황을 설
명해줘도 매장내에서 소리부터 지르는 데다 백화점마저
고객편을 들고 있어 제화업체로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격.
더욱이 제화업체의 전반적인 판매부진으로 한 명의 고
객이 아쉽게 되자 각 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의
컴플레인을 무조건 수용해주는 제살깎기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이때문에 고객의 무리한 수선요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업체들끼리 모여 수선요구서에 제품구입후 얼마기간
동안 무상 수리하고 제품수리에 사용되는 비용은 고객
부담이라는 문항을 작성했지만 거의 유명무실한 실정이
다.
게다가 백화점마저 고객의 컴플레인에 대한 책임을 제
화업체에 일괄 떠맡기고 있어 제화업체로서는 신제품
판매는커녕 수선소품을 찾는 고객과 나날이 맞부딪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화에 사용되는 소재는 A/S에 대
비, 1년정도 보관 후 소진시키는 것이 보통인데 3, 4년
전에 구입했던 제품의 수선요구가 들어오면 손해를 보
더라도 신상품으로 교환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베이직 피혁 이용으로 동일소재가 없어
도 유사한 분위기를 가진 타소재로 대체가 가능했으나
현재는 디자인 라이프사이클이 짧고 다품종 소재를 필
요한 만큼만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할 수
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제화에 사용되는 원부자재는
수입소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선을 위해 다시 수입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화점과 제화업체 사원으로 구성된 수선요구
중재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고객의 수선요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 뇌출혈로 사망한 모 백화점 판매사원의 죽음을
생각할 때 제화업계, 백화점, 소비자 3者가 꼭 한번 심
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허경수 기자 dart@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