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방 자존심 ‘도남’ 좌초

2000-11-04     한국섬유신문
한때 국내 최고의 모방간판기업인 제일모직을 초긴장시 키는등 한국모방산업의 자존심을 자처했던 도남모방(대 표 이장희)이 지난달 29일 부산은행 동래 지점에 돌아 온 어음 1억7천5백만원을 막지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그동안 자금압박과 오더기근으로 끝없이 부도설에 휘말 려온 도남은 끝내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우성모직, 대 한모방, 경남모직등 기존 부도난 다른 모방업체들과 함 께 부도대열에 합류하고 말았다. 도남모방의 부채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약 2백억원에 달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생산캐퍼와 오더량이 줄어들며 임방과 임 직등을 늘여 사실상 협력업체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지 만 은행권의 과도한 부채로 항상 자금압박에 시달려왔 다는 것이 주위의 설명이다. 또 도남모방측은 98년까지 10억5천만원에 달했던 세금 을 월 5천만원씩 갚아나가고 있다가 갑작스런 관할세무 서의 매출채권 압류로 자금회전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것도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2년여간 도남모방은 동종 모방업계에서 조 차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것이 사실. 업계에 따르면 도남은 금융권을 핸드링하기 위해 영입 한 회장을 자금관리 창구로 세우면서 은행권과 실질 오 너인 사장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크게 부족, 자금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늦어왔던 것이 근본적인 부실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돼왔다. 90년 후반들어 거품경제가 붕괴하고 투자효율이 기대이 하로 나타나자 직원들과 내부갈등을 겪었던 도남은 금 융권의 창구였던 회장이 도중하차하고 사장이 새롭게 은행권과 접촉하며 자금의 안정기반이 붕괴, 투자의욕 을 급속히 상실하며 직원들의 분열과 누수현상이 가속 화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모직물업체들에 비해 거의 100% 내수시장에 의존했던 것이 IMF이후 더 큰 오더기근에 시달리는 원 인이 되고 갑자기 시작한 수출파트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것. 이와중에 직원들이 상당부분 유출되고 IMF이후 불거진 부도설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최근 1년간은 오더를 받아도 진행못할정도로 원료구매 에도 부담을 느껴 조만간 부도날 것이라는 업계 시선을 한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서 대기업인 제일모직을 능가한다 는 평가를 얻을정도로 한국모방산업의신화를 창조했던 도남의 좌초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업계인들이 적지 않 다. 어떤 모방업체들보다 먼저 72수 세 번수소재로 국내 탑 브래드 신사복업계의 히트아이템을 주름잡았던 도남은 국내 모방업계의 전형이라고 불릴정도로 한때 귀감의 대상이기도했다. 한국에서 이태리 비엘라 건설을 꿈꿨던 도남은 중소기 업이라도 올바른 기업마인드로 노력하면 대기업을 능가 할수 있다는 비젼을 안겨주기도 하는등 국내 모방산업 의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아직도 많은 업계인들에게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도남모방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자구단체를 구 성, 과거 금강모방처럼 한동안 임방, 임직을 진행하며 자치적인 운영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영업중심이었던 서울사무소를 이달안 폐쇄하 고 본격적인 임생산체제에 들어갈 전망. 현재 공장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직원들 동요도 거의 없다는 게 관 계자설명이다. 업계도 소모방 생산캐퍼가 공급과잉을 이루고 있지않아 큰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험난한 실 물경제속에서 도남모방이 임방임직을 순탄하게 할수 있 을 지는 미지수다. 다만 90년대 모방산업을 풍미했던 도남모방의 모든 치 적을 부도라는 암초속으로 모두 묻어버리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마음이다. /김선희기자 shkim@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