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피혁이 뜬다

2000-02-06     한국섬유신문
피혁의 혁명이랄 수 있는 인공피혁(man-made-leather) 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동물보호운동단체들이 천연피혁 에 대한 강한 거부운동을 펼치면서 인공피혁이 대체 아 이템으로 부상하게 한 것. 인공피혁은 직물조직으로 이미테이션한 피혁(인조합섬 피혁)과는 달리, 부직포 생산공정을 통해 천연피혁이상 의 품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SUEDE(스웨이드 : 양가죽) 수준을 벗어나 벅스킨 (Buckskin : 사슴가죽) 또는 그 이상의 피혁품질을 만 들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미국 듀폰사가 63년경 세계 최초로 인공피혁을 개발했 지만 뒤늦게 뛰어든 일본(74년)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98년말 현재 세계 피혁생산량은 연간 약20억㎡. 이중 천연피혁이 15억㎡(75%), 합섬인조피혁이 4억4천 만㎡(22%), 인공피혁이 약 6천만㎡로 3%선에 그치고 있다. 인공피혁의 경우 일본이 연간 5천7백만㎡를 생산, 세계 시장을 95% 장악하고 있고 한국이 그 뒤를 이어 연간 3백만㎡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인공피혁의 선두주자는 단연 코오롱이다. 93년 인공피혁 사업을 시작, 지금은 국내 생산량의 80%를 점하고 있다. 대우가 연간 생산 약 50만㎡로 뒤를 쫓고 있지만 자체 원사생산 라인이 없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구라레이, 토레이등 7∼8개사가 이 부문 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인공피혁 생산의 핵심은 천연피혁화 전문가가 봐도 천 연과 인공제품을 선뜻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품질이 뛰어나다. 향후 세계적 추세가 천연피혁이 퇴조(환경운동, 동물보 호운동등)하고 인공피혁이 바톤을 이어 받을 것이 확실 시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술개발은 천연피혁화의 핵심인 두께. 일본이 0.35m/m(구라레이사)수준까지 개발이 진척되고 있으나 일반적인 상품으로는 0.45m/m 제품이 대부분이 다. 한국은 코오롱이 0.6m/m까지 개발, 무스탕류의 의류로 지난해 히트를 쳤다. 두께를 결정짓는 기술은 원사에서 좌우된다. 따라서 인공피혁의 경우, 원사메이커가 아니면 개발도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다. 인공피혁 생산에 적합한 화이버의 범위는 0.1∼0.001데 니어(mono filament). 폴리에스터가 축을 이루고 있지만 나이론, 아크릴 등도 상품가치가 좋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적 추세는 폴리에스터가 압도적이다. 코오롱이 0.04데니어까지 생산이 가능하고 구라레이는 소수점 세자리까지 개발이 진척되고 있지만 강도, 염색 견뢰도 등과 바란스 때문에 상품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이버의 극세사기술이 곧 피혁의 질감과 품질 을 좌우하는 만큼 이 부문에서의 기술개발은 한·일 양 국간 치열한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직포공정, 코팅, 엠보 및 후가공공정과 염색기술개발 도 품질을 크게 좌우한다. 그만큼 인공피혁은 첨단기술과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원가가 많이 들고 판매가 또한 직물과는 비 교가 안된다. 일본은 ㎡당 30달러를 상회하는 가격에 수출되고 있고 한국은 절반가격 수준에 형성돼 있지만 직물에 비해서 가격은 대단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색깔재현성, 내구성, 세탁성 등 천연피혁의 단점 은 없애고 천연피혁화를 이뤄낸 인공피혁이야말로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의류, 구두(신발), 가방, 인테리어, 공(Ball)등 용도에 제 한이 없이 수요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태광산업, 효성T&C, 삼양사등 국내 원사메이커가 이 사업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코오롱은 앞으로 이 부문의 시장전망이 밝다고 보고 인 공피혁생산에서의 핵심과제인 원사제조(극세사), 제혁가 공공정, 염색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이 시장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 국내 모중견섬유그 룹이 이 사업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연간 600억불 이상의 메가톤급 시장규모로 전망되는 인공피혁.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김영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