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주제의 도입기…길영옥기자

2000-01-27     한국섬유신문
최근 업계는 수주제를 놓고 왜 활성화되지 못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풀지 못하고 문제를 지적하기만 하며 마냥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몇 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유통개혁 움직임은 가장 근본 이 치유되지 못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산발적으로 수주 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한 시즌이라도 성공하는 경우에는 화제거리와 함께 너 도나도 참여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비록 실패한 경 우라도 「우리가 언제 수주를 진행했나」하고 입을 다 물면 아무도 그 실패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 「모업체가 완사입을 진행한다, 위탁사입제를 실시한다, 수주회가 열렸다」하는 얘기들은 벌써 의류업계에서 수 주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고조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러나 많이 들어본 수주라는 이말에 대해 어느 누구하 나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며 선진국형 수주를 그대로 답습하는 등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는 국내 유통현실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으로 많은 경제이론이 나오는 대학에서조차 국내 현실 에 적합한 수주제의 제안과 활성방안을 모색해 놓은 것 이 없다. 잠시나마 수주의 실례를 조사해본 결과 대기업을 중심 으로 빅기업은 대부분 직영점과 위탁경영점을 대상으로 수주제를 실시, 결국 재고의 부담이 본사로 돌아오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디자이너브랜드도 수주제를 열고 패션쇼를 개 최하는 등의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쇼는 쇼일뿐 이고 수주는 거의 뒷전이다. 각 브랜드社들이 아무리 고마진의 유혹을 제안한다고 해도 재고의 부담이 큰 완사입이나 이제까지 주는 것 받아오기에 익숙해 있는 국내 유통업자들의 전문 리테 일러 기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고마진은 물론 반품률과 교환율을 책정해 서 로의 부담을 완충시키는 한국형 수주제가 제법 자리를 잡아가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 유통가의 의식이 전환되 고 있다. 수주제의 활성화는 트랜드와 의류시장 흐름을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社가 이끌어 가는 진정한 패션리딩 문화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치밀한 시장분석과 상권 파악, 소비자 라이 프 스타일을 바탕으로한 분석이 만족되어져야하며 대리 점주들이 수주 스타일과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자생력 을 키워나가도록 업체와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필수적으 로 갖춰져야 할 것이다. <길영 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