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모방

2000-01-20     한국섬유신문
올해 국내 모방산업은 반세기역사를 중간평가하는 중차 대한 시기에 직면했다. IMF를 계기로 뼈를 깎는 고통의 자체 구조조정과 경쟁 력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을 추진,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동시에 승전고를 울린다면 국내모방역사는 새로운 전기 를 맞을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수출시장에 주력했던 대다수의 업체들이 내수시장을 병행 공략하는 원년이 될것으로 보여 국내 모방산업이 최대고비를 넘어 안정을 되찾을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지난해 달러환율상승의 호재에 힘입어 모직물수 출에 급피치를 올렸던 대부분의 모직물업체들은 연초부 터 환율의 하락으로 수출환경이 악화돼 지난해와 같은 성과를 올릴수 있을지는 관심사항이다. 국내모방산업은 소모방 55만추, 방모방 17만추 총 72만추로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6위의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좁은 내수시장, 저가수출등으로 출혈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직물업계는 60년대 중반부터 고도성장을 시현해왔으 나 90년대 초부터 급격한 인건비상승으로 채산성이 악 화되고 후발개도국의 중저가 모직물수입이 급증, 국내 업체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 환율상승으로 모 직물수입은 줄어들었지만 국내모직물업체들은 여전히 이태리등 선진국과 후발개도국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에 서 벗어나지 못하고 저가 출혈수출을 반복하고 있다. 올들어 환율이 1200원대 이하로 떨이지면서 환율호재마 저 사라져 모직물업체들의 수출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키 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모직물수출주력시장인 미국경제의 냉각기 류는 모직물수출에 또다시 빨간신호 등을 예고하고 있 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퇴조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도 대다수의 모직물업체들이 2합60수 트로피칼등 베이 직소재를 중심으로 과당수출경쟁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미 해외바이어들사이에서도 「한국업체들은 봉」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수출시장자체가 급격히 바이어스마켓으로 변화, 업체들이 최저 가격 가이드라 인을 정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출혈수출을 거듭하고 있다. 또 고부가가치 특화아이템을 개발해나가는 중장기 계획 을 세우기보다 가격경쟁을 앞세운 단기적 미봉책이 주 류를 이루어 국내모방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모사류수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모직물과 마 찬가지이다. 이미 2합60수(로우화이트)를 넘어서 2합72 수까지 인도와 중국등지에 잠식당한 모사수출시장은 모 직물에 앞서서 고부가가치수출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 다. 이제 내수시장이나 수출시장에서 노말 로우화이트얀의 경쟁력은 설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국내 모방산업이 근본적으로 모든 면에서 경쟁 력을 잃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미 모제품은 지난 하반기부터 그동안 쌓아온 품질력 과 환율상승이후 얻은 가격경쟁력으로 수출시장에서 괄 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해외바이어들도 한국이 이태리나 프랑스수준은 아니지 만 아시아권에서는 품질력과 감각을 갖춘 잠재력 지닌 나라라고 인정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일화모직, 경남모직, 도남모방등은 야드당 15불대, 20불대의 비교적 고가모제품을 미국과 홍콩등 지에 수출, 고부가가치 수출확대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의 경우는 1PP양모를 가공하여 130수의 화인얀을 생산, 염가공하여 1PP직물을 이미 90년대초부 터 생산했다는 것은 한국모방역사에 또다른 족적을 남 긴 기술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모방산업은 이러한 잠재성 속에서도 일관생산을 통한 각사별 전문화 부족, 독창적인 디자인 개발력의 부진, 전문인력누수현상등 고질적인 현안이 산적해있어 비약적인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21세 기 새로운 밀레니엄 진입을 앞두고 올해는 지난해 구조 조정을 단행한 모직물업체들이 새롭게 시장에 도전하면 서 수출시장과 내수시장을 적절히 병행,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추스릴수 있을지가 무엇보다 관심사항이다. <김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