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해돋이에 부쳐…이영희기자
2000-01-06 한국섬유신문
어김없이 또 다른 새해가 밝았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
의 태양이 뜬다고 했는데 새해의 해돋이는 감회가 다른
지 정동진에서, 눈쌓인 설악산 대청봉에서 첫 새벽을
맞은 이들의 얼굴들이 사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새해 첫 새벽 마음 먹은데로만 실행할 수 있다면 매년
뒤돌아 보면 기억하고 싶은 일들만 있을 텐테 지난 98
년 상처와 상흔으로 얼룩 진 일들은 떠 올리기가 싫을
정도다.
사람들은「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려 한다. 오
래 살아갈수록 기억하고 싶은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들
이 더욱 많아 나중엔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해 내
려고 하는것이라 한다.
지난 한해 많은 패션인들이 업계를 자의든 타의 든 떠
났다. 능력과는 상관없이 브랜드가 정리되면서 환부가
도려내지듯 한 팀이 그대로 드러내어지는 꼴로 전문인
들이 그렇게 사라진 것이다.
또한 어둠속에서 서로 치열한 말 장난과 모함이 오고갔
고 서로 생채기를 입히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나만 살겠다는 얄팍한 상술이 시장을 어지럽히고 협력
사들을 궁지로 몰아 넣은적도 있었다.
무리한 구조조정이후 무엇이 살아 남았는지 무엇이 없
어졌는지 조차 모를 황폐한 들판에 어김없이 또다른 새
해가 밝아 온 것이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형 선진 패션구도 마련을 위해 향
후 예전과 같은 볼륨화는 지양하고 전문화에 주력,모두
함께 살수 있도록 업계의 선도기능을 할것으로 다짐했
다.
IMF로 인해 앞당겨지고 현실화된 구조조정을 한층 심
화하고 이젠 내실경영체제를 갖추고 아웃소싱강화로 협
력사와 공생공존하겠다고 한다.
중소업체들은 무조건 따라하기식 전략이 아니라 자사의
특성을 감안한 빈시장공략과 차별화로 공격 경영을 해
불황을 탈피하겠다고 장담한다.
정말이지 이와같이 이뤄졌으면 더할 바램이 없을 것이
다. 기자가 여기에 덧붙인다면 유통의 절대적인 강자인
백화점업계가 가격안정과 내실성장을 위해 수수료를 조
정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것이라 장담한다.
또한 개개인들은 업계의 변혁을 위한 21세기형 인재로
자기자신을 아끼고 진정한 전문인으로써 단련에 힘써야
함이 당연하다.
99년을「희망차다」고 표현하고 싶다. 구태의연하지만
진정으로 희망찼으면 한다. 여기에다 어려울수록 서로
를 깊이 끌어안고 포용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려울수록 단결된, 하나된 힘이 필요할때이다. 20세기
말의 마지막날에 이르렀을 때 진정 기억하고 싶은 일들
만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