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2000-01-06     한국섬유신문
이처럼 우리나라 “시장” 경제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재래시장은 IMF 이후 큰 격동의 시련을 맞고 있 다. 내수에만 의존하는 시장 특성상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의 여파는 이곳 상인들의 직접적인 매출액 감소로 이어져 대부분 매장의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 는 이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매출 부진을 만회 하기 위한 개별 상가 차원의 대응책들이 모색되기는 했 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기에는 역부 족. 따라서 각 상가들은 지금까지의 인식을 전환,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의 최전 방에 나선 상가들은 2∼3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설립된 신상가들. 오픈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동대문 시장의 우노꼬레는 월드패션마트에 입주해 있던 한조 엔터프라이즈를 본 상가로 유치, 상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수출 전문 상가를 출범시켰다. 수출 전문 상가는 지난달 약 50여 명 안팎의 중국 및 러시아 바이어들을 초청, 성대한 구 매 상담회를 성공시켰다. 동대문 및 남대문 시장에서 일고 있는 가장 큰 변혁의 줄기는 연합 상인회 차원의 對中 진출 분야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동대문 시장의 혜양 엘리시움, 제일 평화, 신 평화 상가는 남대문 시장의 패션시티, 라 폼 에스떼와 함께 중국 북경의 현지 의류 도매 유통에 뛰어들었다. 이들 5개 상가는 연합회를 구성, 북경시 해전구 사계청 에 있는 한국상품 도·소매 센터에 1백여개 가량의 도 매 점포를 임대했으며 벌써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곳에 매장을 임대한 제일평화상가의 권윤환 대 동상사 사장은 『월 매출이 1천만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북경 매장외에 대련지역에도 또다른 매장을 오픈할 계 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손익 분기점이 월매출 2∼3백만원부터 흑자로 돌아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 한 수확이 아닐수 없다. 조만간 우노꼬레 상인회 및 디 자이너 클럽 상인회도 이 대열에 가세할 전망이어서 향 후 여타 상가들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또다른 남대문 시장 숙녀복 상가인 영타운, 커먼프라자 및 아동복 상가인 마마 아동복 상인들은 중국 단동시에 1천5백평 규모의 상가를 빌려 「청니치엔(靑年城)」이 라는 한국 상품 전용 판매 상가 개점을 추진한 바 있 다. 그러나 이 계획은 현지 상가에 상인들을 입점시키 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이후 큰 진전은 보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형국이다. 남대문 시장내 캐주얼 상가인 「프리미즈」 상인들도 중국 베이징 도심에 숙녀복과 결혼 예복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5백여평 규모의 「프리미즈 타운」을 개설하 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 타워는 기존 동대문 및 남대문 상가들이 갖지 못 한 탄탄한 자금과 막강한 맨파워로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상가에서 주목되는 점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젊 은 상인들의 활발한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새로운 상인군을 형성하기 시작한 기 존 디자이너 출신 사업자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두산타 워는 전체 입주자의 30%는 기존 브랜드사에서 일한 경 험이 있거나 현재 근무중인 다지이너들 중심으로 채워 나가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빌리지에서 유통 바이어로 4년간 일한 경험이 있으며 태승 「NIX」와 「모리스 커밍홈」에서 MD로 일했고 연예인 「클론」의 스타일리스트로도 활약했던 김진욱 氏는 기존 브랜드사에서 활약하다가 동대문 시장으로 뛰어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같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292513=STORM」 「JAMES DEAN JEANS」 「COOL DOG」의 런칭 멤버로 이름을 날렸던 송은정氏는 동대문 밀리오레에 매장을 내고 본격적인 시장 상인 수업을 배워나가고 있 다. 동대문 상품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 는 젊은층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등장은 재래시장의 판도를 일거에 바꾸어 놓을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요즘 재래시장이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 나 초현대적 쇼핑 타운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대적 흐 름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항은 시장 상인들과 건물 운영권을 가진 지주측과의 이해 관계 충돌이다. 신설 상가가 들어설 경우 지주측은 상가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으로 좋은 상인들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 지만 일단 상가 입지가 제궤도에 올라서면 상인들은 이 들의 일개 하부 조직으로 전락, 이권다툼에 서로가 멍 들어가고 있는 실정. 제일평화시장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환 사장은 『특히 2∼3년전부터 동대문 시장 상가 지주들이 상인 들의 점포 권리금을 인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