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예절 「실종」…정기창기자
1999-12-10 한국섬유신문
지난달 있었던 일이다. 각각 원단 및 니트제품을 수출
하는 S社와 D社의 수출실적이 타 경쟁사와 비교해 월
등히 뛰어나 관심을 가지고 회사 대표자와 접촉을 시도
했다. 이들 두업체는 모두 수출 실적 1천만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중견 수출업체이다.
그러나 이만한 규모이면 되도록 회사의 임원이나 대표
자를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각각 업체 대표자와의 전화 통화를
원했다.
S社의 경우. 전화를 받은 회사 관계자는 사장이 부재중
이니 연락처를 알려주면 추후 연락을 해주마 하고 대답
을 했고 과연 다음날 사장과의 직접 통화를 통해 취재
시간을 정했다. 이 회사 대표자는 취재에 매우 협조적
이었으며 따라서 타 업체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
다음은 D社의 경우이다. 수일에 걸쳐 전화연락을 시도
했으나 전화 받는 이 회사 직원은 매번 사장이 회의중
이거나 출장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연락처를 남겨
놓았으나 답변은 오지 않은채 사장의 행방은 1주일간
계속해서 오리무중.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서너번을
더 연락해 보았으나 마지막 통화에서 이 회사 관계자는
귀찮았던 모양인지 『사장님은 그런거 안한대요.』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시간만 있었던들 『그런게 뭡
니까』하고 되묻기라도 할걸 하는 아쉬움을 갖는 한편
에 「이 회사는 참으로 딱한 회사로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회사 대표자와의 면담을 요구할
때는 그에 걸맞는 회답이 오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
情)인 법이다. 그러나 이 담당자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자기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
으니 외부적으로는 자기 회사 얼굴에 침을 뱉은 격이
되고 말았다. 설령 대표자의 뜻이 그렇다 하더라도 자
초지종에 대한 설명도 없이 기자의 정중한 취재 요청을
일언지하로 묵살한다는 사실은 정상적인 수출업체임을
감안할 때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섬유류 수출로 일어나 지금은 5대 그룹중의 하나에 속
해 있는 S그룹은 지금도 신입사원을 뽑으면 교육 첫째
날 전화응대법에 대한 비디오 교육을 실시하고 다음에
는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전화예절에 대한 실습을 해본
다.
영업부서에 배치되건 관리부서에 배치되건 회사로 걸려
오는 전화 한통화는 경우에 따라 그 회사의 존폐를 좌
우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화예절도 돼
있지 않은 사원을 부려도 될만큼 만만한 회사라면 일찌
감치 회사 운영을 때려치거나 아니면 대표자의 뜻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사원이 있다면 그 사람은 과감하
게 잘라버리라고 충고하고 싶다.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