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域萬里서 땀의 대가 실현”
세계최대 해외의류 생산기지場 ‘중남미’
2001-07-25 KTnews
이제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한인 교포들의 사회적 지위를 논하는 문제는 새삼스러운 일이다. 구미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후진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이나 교포들에 대한 지대한 관심사는 이들 삶의 수준이 그 사회가 가진 사회적 부의 질량을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그들과 동화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귀착되고 있다. 중미 4개국은 우리 섬유인이 진출한 세계 최대의 해외 봉제생산 기지. 15,000여명의 교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최대 진출국인 과테말라를 비롯,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지에 정착한 한국 기업인들은 날로 높아지는 인건비와의 싸움을 피해 이곳 이역만리(異域萬里) 해외에 정착, 값진 땀의 대가를 일구어내고 있다. ‘섬유는 사양산업’이라는 한국적 인식의 오류를 뛰어넘어 제 2의 섬유 한국을 지구 정반대편에서 일구고 있는 한국 섬유인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 과테말라
한인 진출 러시…과당 경쟁 유발
인건비 상승세…신규 투자 불리
과테말라 시티 공항을 나와 루즈벨트대로를 타고 약 25킬로미터를 서쪽 대서양 방향으로 달
려가면 산 루카스 산타페쿠에즈 해발 약 2,000미터의 고지대에 린도텍스 봉제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산 루카스는 과테말라시티 및 비아누에바, 산 후앙과 더불어 과테말라 4대 봉제
생산 도시중 하나. 박학용 사장은 이곳 13개 봉제 라인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야전 사령관
이다.
과테말라에서도 손꼽히는 현지 전문가인 박사장은 최근 과테말라 투자의 단점을 세가지로
요약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업체들간 과당 경쟁. 업체들 난립으로 10년전에 비해 인건비
는 300% 상승한 반면 오더 가격은 같거나 오히려 낮아졌다. 덤핑 수주 경쟁도 과열 분위기
를 보이고 있다. 박사장은 “소규모 업체들이 장기전망 없이 너도나도 봉제공장을 설립함으
로써 현지 인력 수급이 어려워졌고 덩달아서 인건비도 크게 상승했다”며 요즘의 과테말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아직도 과테말라는 여전히 인건비 비교 우위 위치에 놓여 있어 많은 업체들이 과테
말라 진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린도텍스의 경우 법적 보너스 250% 규정을 포함
월평균 180∼200달러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니카라과보다는 많지만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에 비하면 아직 여력이 있는 편이다.
불안한 치안도 현지 한인들의 회사 운영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중 하나이다. 비교적 늦게 과
테말라에 진출한 H社는 지난 6월 컨테이너를 강탈당했고 또다른 모 업체도 원단 및 부자재
를 실은 컨테이너를 도난당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곳에서는 부두로 운반중인 컨테이너를
노상에서 총을 들이대고 빼앗은 뒤 아예 자동차까지 몰고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종종 목
격된다고 하니 한국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이곳 관계자들은 컨테이너 강탈 사건이 월
2∼3건은 발생한다고 한다. 내용물만 감쪽같이 빼낸 뒤 실 넘버(Seal Number)를 붙여 해당
업체는 개봉 전까지도 강탈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과테말라는 일반인들의 총기소지가 가능해 기업형 도난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컨테이너 도
난의 경우 보험에 들기 때문에 손해는 커버되지만 이같은 이유로 보험 요율이 높아 업체들
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도난의 경우는 종종 딜리버리 문제까지 야
기시켜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아직 심각하지는 않지만 노조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알폰소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노동
법 개정안은 노조에 엄청난 무게의 힘을 실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각 업체들이 신경을 곤
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과테말라 섬유업계는 현 정부에서 추진중인 수출 기업에 대한 법인
세 면제 폐지 제도에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계성 섬유산업협회장은 “업계 차원의
실력행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첨예한 대립 상태를 보이고 있다.
■ 온두라스
미국 입김 강해 노조문제 증폭
신규 투자는 유지비용 높아 불리
노조문제라면 온두라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정규영 온두라스 한인 회장에 따르면 온두라스
에는 종업원 500명 이상의 한인 대형업체들이 약 20여곳에 이르며 중소기업까지 합치면 40
여 업체까지 이른다. 교포는 400여명으로 비교적 단촐하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미국의 가장 강력한 입김아래 놓여 온 온두라스는 이들 기업의 영향으로
노조가 가장 크게 활성화된 지역이다. 특히 이곳에는 美 공군기지가 있어 양국 관계가 상당
히 우호적이기 때문에 많은 미국 업체들이 투자자산 보호측면에서 온두라스 투자를 선호하
고 있다.
원창 온두라스의 박남효 이사는 “미국 및 유럽 노조들이 온두라스 노조 지원을 하고 있어
이곳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