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大亂은 시작됐다

2001-12-06     KTnews
大亂의 전조인가. 화섬직물업계에 불고있는 부도·도산 바람이 심상찮다. 大亂의 전조는 97 년 말 이후 소강상태를 보여왔던 화섬직물업체의 부도·도산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상황이 되다보니 업계는 아연 긴장상태다. 그러나 구조조정 바람은 늦춰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제1차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95년 말부 터 97년에 이르는 2년 동안 수많은 화섬직물업체들이 쓰러졌어도 화섬직물업계는 오늘도 고 질적 병폐 과잉공급에 의한 가격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제2의 구조조정 바람은 화섬직물업계를 뒤흔들 전망이다. 그리고 이 힘은 앞으로 어 떤 상황으로 요동을 칠 것인지 상상조차도 불허한다. 다만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화섬직 물업계나 이를 지켜보는 화섬업계의 시각은 상당히 비관 일색일 뿐이다. 지난 11월부터 부도·도산으로 정상궤도를 이탈한 화섬직물업체가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 다. 더욱 큰 문제는 구조조정 강풍 앞에서 그 어느 화섬직물업체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화섬업체 역시 동일성 상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제2의 구조조정 바람은 제1차 구조조정 끝자락에 있었던 97년 말 상황과는 완전히 상 반된 상황에서 불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체감온도는 더욱 냉랭하기만 하다. 97년 말 IMF위기는 섬유업계로써는 단연 호재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가파르게 상승하는 환 율. 대부분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섬유업계 입장에서 봤을 때 환율상승은 감로수 못지 않았다. 1차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던 시점서 급속한 환율상승은 대부분 화섬직물업체에 엄청난 환 차익을 안겼다.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화섬직물업계가 起死回生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환율상승 호재가 젖소의 우유가 아닌 독사의 독으로 변모된 것은 순식간의 일이됐 다. 국내 섬유업계의 가장 큰 폐단이었던 무차별적 과잉경쟁을 더욱 적나라하게 촉발시킨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98년 초로 되돌아 가보자. 국내 섬유업계는 환율상승의 즐거움 속에서 바이어의 립서비스를 만끽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환율상승은 생산비용에 대한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들었고 바이어의 립서비스는 매 혹 그 자체였다. “물량은 늘여주는 대신 가격을 낮춰달라”는 바이어의 매혹적인 립서비스를 놓고 어찌됐든 설비를 돌려야하는 개별 섬유업체 입장을 감안하면 그 어느 업체도 이를 마다하지 못했을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것은 올가미였다. 그리고 환율상승의 호재가 독사의 독으로 돌변했음을 느낀 것은 큰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IMF위기는 국내 화섬산업의 지각변동 신호탄도 됐다. 97년 말 고합그룹은 국내최초 워크아 웃을 신청했고 고합그룹의 워크아웃 선정결과는 국내 섬유산업을 왜곡의 길로 이끈 큰 악수 였다. 그 여파는 아직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고 국내 화섬산업 전체를 옭매이게 하고 있다. 이는 오늘 대부분 섬유인이 부정을 않는 사실로 여긴다. 고합그룹 워크아웃 신청은 하향세를 보였던 PEF 가격을 곤두박질치게 했다. 국내 PEF가격 은 하루가 다르게 급락했고 떨어진 PEF가격은 PET직물 수출가 인하경쟁으로 즉각 연동됐 다. 무차별적 원사가 인하경쟁은 불 난데 기름을 솥아 붓는 격이었다.가격인하 경쟁이 극성 을 더했지만 당시 화섬직물업체들은 환율상승의 호재를 만끽했다. PET직물 수출가격이 비록 떨어지기는 했어도 환율상승이 이를 커버했고 가격인하 폭도 원 사가 수준보다는 밑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1월부터 불기 시작한 제2의 구조조정 회오리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선 지난 3 년 동안 허약할 데로 허약해진 화섬직물업계가 대상이다. 솔직히 97년 말부터 1년 간 누렸던 환율상승의 환차익 반사이익도 99·00년도 내리 2년‘물 량감소·가격인하’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화섬직물업체 면면을 놓고 볼 때 채산성 악화는 다소 상황이 좋은 경우이고 대부분 적 자전환을 목전에 둔 한계기업만 수두룩하다는 것이 관련 섬유업계의 시각이다. 제2의 구조조정 바람을 강하게 느끼면서 생각하는 것은 다름 아니다. 바로 한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화섬직물업계의 단견이다. 지금 제2의 國難을 예고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국내외적으로 돌아가는 통박이 심상찮다. 특 히 PET직물 주시장 미국경제의 경착륙 전망과 동남아·중동시장의 침체 등 PET직물 주력 시장 수출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雪上加霜으로 화섬직물업계의 단견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직물업체들이 무너지고 대구 산지는 또 어떻게 요동을 칠 것이며 후유증의 결과는… 이제 大亂의 시작을 접하면서 느끼 는 고민이다. /전상열 syjeon@ayzau.com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