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럴계의 취업 현상

2001-12-14     유수연
흔히 국내 디자인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로 디자이너 한사람이 갖고 있는 멍 에가 너무 크다는 것을 지적한다. 디자이너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서브 디자이너들의 이동이 너무 많고, 재단과 패턴직을 경시 하는 것은 항상 ‘남보다 돋보여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국민성이기도 하지만, 결과 적으로 이것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컬렉션 활동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지향의 디자 이너들의 현격히 줄고 있는 배경과 연결되는 비극을 낳고 있다. 즉, 이상은 있지만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이 발전해 버린 국내 패션산업의 현실이 가장 두드 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취업전선에서의 미스매치. 패션에서 미스 매치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매치나 코디, 심지어는 용기 없 이는 도전할 수 없는 신선함으로 격찬을 받기도 하는 실험적 정신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취직 노선에 있어서 미스 매치란 채용하는 측과 채용되는 측의 견혜의 차이를 의미하여, 이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설사 운좋게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입사후에 점차 문 제시 되거나, 회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중도 퇴사한다는 결과에 빠지기 십상인 절대 있 어서는 안되는 터부 사항이다. 만약, 이런 이유로 모처럼 찾은 직장에서, 중도탈락이 나온다는 것은 채용의 비용증가에 머 물지 않고, 조직의 활력을 모색하는 차원에서도 어긋나는 측면에서, 기업에 있어서 쌍방의 견해차이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불황이라는 요즘은 대단한 취업난으로서, 취업을 압둔 학생들은 각종 리쿠르트지 에서 보내오는 자료와 인터넷, 선매들의 방문등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입사 원서를 넣 거나 기업의 세미나나 회사 설명회, 인턴사원제에도 적극적이지만, ‘일단 들어가고 보자’ 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 업종, 그 기업, 그 업무에 자신이 맞는가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무모 한 지원과 입사는 취업의 미스매치의 원인이 되곤 한다. 취업난에 내몰린 학생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실패의 사례는 ‘입사후 희망하는 업무와 배정 된 업무가 크게 다르다. 기업의 이미지가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회사 분위기에 익숙해 질 수 없다’는 등등의 이유가 있다. 물론, 그중 몇가지는 사전에 체크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채용하는 측에서 사전에 신경을 써 야하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우선 기업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회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의 전달. 어패럴 업계의 역사와 현상 그리고 장래에 이르기까지 비젼을 상상하는데 있어 결코 허황이 나 과장이 아닌, 객관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학생들을 위해서 그들이 요구하는 자료와 스킬, 그리고 회사 선택등의 포인트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패션관련 세미나등, 그 무엇인가 전체적인 장치가 있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또한, 패션 업계를 대표하는 것이 마치 디자이너 뿐인 것처럼 보이는 프로그램은 결단코 지 양되어야 한다. 세상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언제까지나 젊은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기본이지만, 패 션은 전문가가 필요한 산업인만큼 각 업종에서의 가능성과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저력이 있어야 하며, 디자이너 이외의 직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그들의 분야에서 미래비젼과 희망, 그리고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갖가지 정보와 지식의 제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