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기술과 패션 판매
2001-12-14 유수연
과거 염색기술이 낙후되었던 시절에는 비라도 잘못 맞으면 겉옷은 물론이고, 속옷과 살에까
지 색소가 배어버려 낭패를 보는 일이 많았다.
요즘은 시대가 뒤바뀌어, 일부러 물빠진 옷을 골라입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싸구려 제품이고
비싼 제품이건간에 물이 빠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에 겉보기에 예쁜 컬러일수록
염색과 세탁의 문제점에 대해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재 개발과 염색기술의 향상도 되었고, 양심이 있는 메이커나 면제품 혹은 수입제
품의 경우에는 ‘물이 빠질 우려가 있다’는 표시를 하고 있어 최근의 판매 매장에서는 이
런류의 클레임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판매원이 염색지식에 대해 캄캄하다는 것과 소량 염색의 대응으로, 제품의 고급화
다양화 시키려고 하는 성의부족에 대해서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는 ‘많이 만들어서 많이 벌겠다’고 하는 대량생산주의적 발상이 가장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 이것은 국내 염색산업의 침체와도 크게 관계가 있는 것으로, 어느 유명 디자
이너의 말에 의하면, ‘시장이 오히려 더 잘 해준다’고 할정도로 기업차원에서는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적어도 남과 다른 컬러로 다양한 자신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으로, 패션 전문 매장에서 염색제품에 대한 어드바이스는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누구도 신중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
그런의미에서, 패션현장에서 알아두면 좋을만한 상식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컬러 염색을 크게 분류하면, 천연 염료와 합성 염료 두가지가 있다.
천연염료에는 동물성과 식물성, 광물성 염료가 있는데, 이들은 섬유에 침착되는 힘이 약해
염색물이 쉽게 빠지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수공예적인 제품으로 사용되어진다면, 다소 퇴색된 듯한 컬러가 풍기는 독특한 정취
가 있으므로, 매장에서는 이를 손님에게 숙지 시키는 단계가 필요하다.
합성 염료중에서도 염료가 물에 잘 녹고 섬유에 직접 염색할 수 있는 직접 염료와 산성 염
료, 염기성 염료등 3종류가 있다.
또한 같은 색임에도 얼굴이 환하게 보이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의 원인은
소재의 발색성과 관계가 있다.
예를 들면, 광택의 유무, 견, 면, 울, 폴리에스터등, 섬유 특성에 의한 소재와, 원단의 표면에
요철이 있거나 혹은 벨벳과 같은 立毛, 起毛등으로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빛의 반사
와 흡수의 영향으로 엷어지거나 깊이가 있는 컬러로 변화하여, 피부가 아름답게 보이는 특
징이 있으므로, 손님에게 이런 기본 상식을 설명해 주는 것이 전문 매장의 서비스의 하나라
고 할 수 있다.
참고적으로 제품에 물이 빠질 우려가 있다고 표시 되어 있는 것은 3급 이하의 견뢰도이다.
그리고 컬러 매치의 비결은 그사람의 눈의 색, 그리고 그사람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달
라진다고 하므로, 손님에게는 어울리는 컬러를 찾아서 제공해 줄 수 있는 특별한 장치와 시
스템을 제공해 준다면, 보다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매 매장에서는 누구에게나 다분히 매뉴얼 적이고, 일차원적인 코디네이트나
패션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향후의 전문점은 소재와 염색과의 관계까지 충분히 파악하여, 고객에게 성의 있는
패션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는 고급판매원을 확보하는 것이 또하나의 명제로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