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리딩브랜드 제품 평가(여성복)
2002-01-16 한국섬유신문
리딩브랜드의 조건 ; 브랜드캐릭터
21세기 소비 시장의 주요한 키워드중 하나가 양극화이다. 마음에 드는 고급 손지갑을 수십
만원씩 주고 사는가 하면 청바지 한벌을 5만원대에 구입한다. 거기에 15만원짜리 스니커를
신고..... 마케터들은 정신이 없다. 가격을 싸게 해야 하는가? 광고는? 품질은? 도대체 한사람
의 소비자가 보여주는 구매 행태가 너무나 다양하고 극단적이기에 어떻게 그들의 비위를 맞
추어야 하는지 알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무목적, 무방향성 삶을 산다고 하든
가?
그러나 현명한 전문가들은, 아니 성공한 마케터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일견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소비자의 이러한 행동이 사실은 뚜렷한 주관을 가진 선택이라는 것을. 그들의 선택
은 무엇일까?
바로 상품에서 느낄수 있는 어떤 분위기, 그것을 순한국말로 '태'라고 할수 있을까? MPI 소
비자 조사에서는 그것을 'consistency of fit'이라고 표현하였다.
한 브랜드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확실한 감각적 특성, 그것이 바로 상품으로 구체화되고.
이런 것을 총체적으로 브랜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진짜 브랜드는 이런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이름만 붙이면 브랜드가 되고 팔리던 시대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마 많은 패션 마케터들은 요즘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만큼 브랜드 고유의 캐릭터를 가지고 또 늘 소비자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만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가 보다.
이 명제는 소비자 조사에도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번 조사에 포함된 여성복 브랜드 S
와 E브랜드를 비교해 보자.
이들 브랜드들은 동일한 타겟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기획하여, 판매한다. 두 브랜드의
고객들은 나이나 소득, 취향, 직업, 의류구입비 등의 특성이 비슷하여, 옷을 구입 할 때에도
두 브랜드 사이에서 갈등을 하였다.
그러나 무슨 이유로 한 브랜드의 경영 실적이나 소비자 반응은 좋은 반면 다른 브랜드는 그
렇지 않을까? 해답은 명확하였다. 소비자들은 S브랜드에서 옷을 구입할 때 옷맵시에 대단히
만족하였다.
즉 소비자가 원하는 감각적 특성이 옷을 통해 구체적으로 잘 표현되었던 것이다. 옷을 입었
을 때의 피팅과 그들이 원하는 감각적 특성이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캐릭터와 일치되어 소비
자들은 만족하였으며, 이러한 만족은 그 브랜드의 '제품을 다시 구매하겠다'는 호의적인 반
응으로 나타났다.
감각특성만족 ; 재구매유도
재구매 의도가 구매로 이어져 반복적인 구매가 이루어지면 브랜드 매출이 높아지고, 충성고
객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단히 유리하다.
그러면 S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한때는 더많은 매출과 인기를 누렸던 E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E는 패션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그때 그때 잘 개발해서 매 시즌 좋은 실적을 올렸
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매출이란 언제나 전년보다 늘어나야 하는 것
이 당연한데 정체되기 시작했고 분명히 몇 달전에는 없어서 못팔았던 제품을 소비자들이 사
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아무리 유행이 빨리 바뀐다고는 하지만 몇 개월 사이에 그토록 달라질 수 있을
까? 그들은 말이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소비자를 잘 몰랐던 것이다.
뚜렷한 성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브랜드에 소비자들은 벌써 싫증이 났고 매장 확대를 통한
매출 확장의 정점에서 이미 스토리는 끝이 났다.
어떤 제품이 브랜드로 포장되어 소비자를 맞을 때 그것은 이미 한 개의 상품 즉, 물건이 아
니다. 거기에는 이야기가 있고 분위기가 있다. 그것을 살 때 이미 그 상품은 소비자 자신인
것이다.
지속적인 제품개발 승부수
최근 외국의 저널에는 Gap 이야기가 한창이다. 지난 해 하반기 Gap의 매출액이 급락한 것
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수많은 기업에서 손짓을 해도 냉담하고 관계자를 만
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는,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 정식 매장이 들어오지도 않은
Gap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cost effective한 생산과 관리, 물류등의 외형적인 부분은 전혀 손색이
없지만 끝없는 확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브랜드의 캐릭터를 유지할 수 있
는 제품 개발에 소홀했던 결과이다.
서둘러 상품기획팀이 교체되고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 행보가 주목된
다.
지난주 한 일간지에 실린 삼성전자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삼성전자는 그 제품이 세
계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백색가전 부분에서 싸구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미국시
장에서의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10여년전에 품질 및 디자인은 일본 및 기타 선진국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