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진출업체 물품반입 초비상

남·북 정기컨테이너항로 두절

2002-01-29     양성철
남북한간 정기컨테이너 항로가 두 달째 운항이 중단돼 북에서 전자 섬유제품 등을 임가공하 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과 북한 남포간을 운항하는 정기 컨테이너선사인 한성선박이 지난해 11월말부터 북한의 남포항 입항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측이 한성선박의 입항을 오랫동안 거부하는 바람에 지난 21일 부정 기선사인 선에이스해운이 들어가도록 했으나 역시 입항허가를 받지 못해 현재 외항에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인천-남포 컨테이너 항로에 부정기선사인 람세스사가 취항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 려졌다. 통일부는 그러나 람세스가 해운 관련법을 위반해 남북한 운항 자격이 없는 회사라고 반박, 취항선사를 둘러싼 남북한간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한간 정기컨테이너항로의 운항중단으로 북한에서 임가공 사업을 하는 국내 1 백50여개 전자 섬유업체들은 자재 반출 제품 반입을 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일부 섬유 업체들은 현지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거나 중국 단동을 거치는 우회 수송로 를 이용,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북한 임가공 전문의류생산업체인 금수강산은 “중국 단동을 오가는 카페리호를 이용해 신의 주를 거쳐 육로로 원부자재를 들여보내고 있다”며 이상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 다. 그러나 의류업체인 삼득은 “컨테이너당 수송비가 인천-남포간의 8백달러보다 1백50달러 이상 더 들어 원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남포항에는 전자 섬유제품이 담긴 컨테이너가 90여개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 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 반출이 안돼 일부 섬유업체의 경우 납기 불이행으로 거래선을 잃거나 벌칙금까지 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성선박의 입항 거부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다가 최근 람세스가 들어오면 입항을 허가해 준다고 통보해왔다. 북측은 남한 기업들과 임가공비 인상문제를 협상하던 중 물류비용이 많이 들어 임가공비를 올려 줄 수 없다는 우리 기업들의 주장을 듣고 한성선박이 운임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해 석, 취항 선사를 람세스로 교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람세스사는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과 접촉하는 등 법을 위반한 회사로 남북한 직항로 취항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이에따라 지난 22일 남북경협위원회를 통해 일방적인 선사교체 요구에 항의하는 서한을 북측에 보냈다. 현재 국내에는 섬유 전자 신발업체를 중심으로 1백50개사가 북한에서 임가공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이 임가공을 위해 반출입하는 원자재 및 제품은 연간 1억3천달러로 추정되고 있 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북사업의 특성상 일부업체가 사업의 독점적 권한을 갖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밝히고 북한진출사업을 무분별한 과당경쟁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북한진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scyang@ayzau.com